(참고자료: 미국 세븐 일레븐의 평균적인 OTC 코너 사진 http://corp.7-eleven.com)


외국에 여행을 갈 때 소화제나 멀미약, 감기약 등의 상비약을 사가지고 갈 때가 있는데요. 여행이 길어지거나, 갑작스런 일이 생겨 현지에서 약을 사본 경험이 계신가요? 나라마다의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나 미국에서 상비약을 사 보신 분들은 한국과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실 거예요.
우선 미국의 경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판매되는 일반 의약품

미국의 편의점들이나 주류를 전문으로 파는 소규모 마켓인 리커스토어들은 한국의 편의점이나 소규모 마켓들과는 몇 가지 큰 차이점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비처방 의약품(Over The Counter drugs, OTC)을 진열해 놓은 코너로, 의사의 처방전이나 약사의 조제/판매 필요 없이 소화제와 감기약 등의 상비약을 직접 구입할 수 있게 해놓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게들은 외진 곳 뿐 아니라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도 한두 군데씩 있는데다, 주유소와 붙어있는 곳들도 있고, 많은 곳들이 늦은 밤, 또는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지요. 수퍼마켓같은 경우는 장을 보면서 필요한 일반 의약품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대형 마켓의 경우에는 약국이 포함되어있는 곳이 많아서 처방약들도 같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일반 의약품 분류 방법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미국 식약청이 일반 의약품(비처방 의약품, OTC)를 분류하고 지정하는 방식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 식약청은
1) 위험성보다 이점이 크고,
2) 남용/악용될 위험성이 적으며,
3) 정확한 라벨이 되어있어 소비자가 전문 의료인의 도움이나 지도 없이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자가 처방에 사용할 수 있을 것
이 세 가지의 조건을 만족하는 의약품들을 비처방 일반 의약품(OTC)으로 분류해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Prescription only)과 나누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가 되면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가 가능해 집니다.  .

장점

이런 비처방 의약품들은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사용법(용량 및 설명서) 덕분에 소비자들이 단순한 두통이나, 감기, 소화불량 등의 질환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대신 간단하게 자가 처방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서 의료비 지출 부담을 덜어줍니다. 약을 처방받기 위해서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추가 시간과 지출이 발생하지만, 그냥 편의점에 가서 약을 구입할 수 있다면 그런 과정과 비용을 절약 할 수 있겠지요.

이는 단순히 소비자 측의 부담뿐만 아니라, 의료보험계의 부담도 줄이는 이점이 있습니다.

미국 비처방 의약품 협회(CHPA)에 따르면 비처방 의약품에 1달러가 소비될 때마다 의료보험의 부담이 2.47달러만큼 감소한다고 하는데, 2009년 기준으로 미국의 비처방 의약품 시장의 규모가 약 169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대표 품목

대형마켓에서는 80여종 이상의 비처방 약품들을 찾을 수 있지만, 비교적 소규모의 편의점등에서 판매하는 비처방 약품들은 약 20-40종 정도입니다.

대표적인 품목들은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감기약, 소염/해열진통제, 소화제, 하제/지사제, 응급약품, 등으로서 2009년 기준 판매액을 보면..
1) 감기약이 41억 7천2백만 달러,
2) 소염/해열진통제가 24억 8천 6백만 달러,
3) 소화제가 12억 7천 7백만 달러,
4) 하제가 8억 2천 2백만 달러,
5) 응급약품이 6억 5천 5백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체 비처방 약품 판매량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감기약인 데이퀼/나이퀼(Dayquil/Nyquil), 로비투신(Robitussin), 진통제인 타이레놀(Tylenol), 모트린(Motrin), 애드빌(Advil), 소화제인 펩토 비스몰(Pepto Bismol), 지사제인 이모디움(Imodium) 등 입니다.


[지난 번 이야기]
비처방 일반 의약품을 둘러싼 이야기 1. OTC란?


p.s. 감기약의 경우는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가 있어왔습니다. 내용이 길어지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시리즈 내에서 따로 한편을 할애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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