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서클에 집어넣은 사람은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라고 하지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현재 Google+ 에서 가장 좋은 글도 올리고, 이 서비스의 재미를 제일 크게 느끼게 해주는 사람은 바로 마이스페이스의 공동창업자인 톰 앤더슨(Tom Anderson)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이스페이스에 가입하면 언제나 가장 먼저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서 이런저런 팁을 주는 친구(물론 자동화된 아바타였겠지만)의 역할도 했던 사람이지요.

그의 Google+ 글이 재미있는 것은 딱딱한 뉴스들보다는 자신의 마이스페이스 경영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 이야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글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놓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종 과거에 있었던 알려지지 않았던 비사나 에피소드 등을 간혹 소개하는데 최근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과 연관된 매우 중요한 시기의 역사 이야기를 한 것이 있어서 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마이스페이스의 흥망성쇠에 대해서는 제가 출간한 "거의 모든 IT의 역사"에서도 많이 다룬 바 있고, 블로그에도 내용이 공개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글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연관글]
2010/11/29 - 거의 모든 IT의 역사 (73): 마이스페이스 이야기
2010/12/24 - 거의 모든 IT의 역사 (79): 루퍼트 머독, 마이스페이스를 망치다.

위의 글을 보시면 마이스페이스를 몰락으로 이끈 유명한 계약이 하나 언급이 됩니다. 2005년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한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은 2006년 8월 구글과 $9억 달러 규모의 검색광고 계약을 맺게 되는데, 이 계약의 조건을 지키려고 마이스페이스가 무리를 하게 되고, 그 때문에 수많은 사용자들이 떠나게 되지요. 톰 앤더슨은 이때의 상황에 대해서 우리들이 알고 있지 못했던 재미있는 비사를 이야기 했습니다.

2006년 계약을 주도했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는데, 원래의 계약협상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진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협상이 잘 진척이 되어서 거의 성사 직전의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 때 상대편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담당자가 누구였을까요?  그는 바로 현재는 구글로 넘어와서 크롬과 Google+ 라는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고, 당시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젊은 리더로서 명성을 날리던 빅 군도트라(Vic Gundotra) 였다고 합니다. 이때의 협상이 결렬되고 빅 군도트라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그만두고, 1년 뒤에 구글에 입사를 하게 되지요. 그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의 포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연관글]
2011/01/21 - 거의 모든 IT의 역사 (85) - 떠나버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재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상이 끝나고, 이제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톰 앤더슨은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바로 구글의 투자자이자 가장 중요한 이사회 멤버 중의 하나이고, 최고의 벤처 캐피탈리스트로 불리는 KPCB의 존 도어(John Doerr) 였습니다. 그에게 마이스페이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하자마자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구글은 헬리콥터를 띄워서 뉴스코퍼레이션으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9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하였던 것이죠. 워낙 커다란 액수였기에 뉴스코퍼레이션은 이 계약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안에 들어있던 조건이 까다로워서 결국 마이스페이스는 이 계약에 매여서 수많은 사용자들이 떠나게 만듭니다.

톰 앤더슨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했던 계약은 비록 액수는 그보다 작았지만 조건이 훨씬 유연하고 마이스페이스가 많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기에,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계약을 했다면 마이스페이스의 미래는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후의 운명들입니다.

결국 이 계약이 성사가 되지 않으면서 빅 군도트라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서 1년 뒤에 구글에 합류를 했는데, 그의 손에서 크롬과 Google+ 라는 구글의 검색 이후 최고의 프로젝트 들이 탄생합니다. 구글은 엄청난 인재를 얻게 되었고, 톰 앤더슨은 빅 군도트라와 함께 Google+를 지원하는 큰 우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톰 앤더슨이 존 도어를 만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첫 만남에 단 한 시간동안 역사를 좌지우지하는 계약의 물고가 바뀌었던 것이지요.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이스페이스가 계약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이후 페이스북이 투자를 받으려고 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을 것이고, 반대로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이기기 위해서 과감한 베팅을 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의 지분은 구글의 차지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고, 페이스북과 구글이 연합을 하는 엄청난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마이스페이스의 상황이 현재와는 달랐겠지만 말입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고 하는데, 역사에 있어서도 한 순간의 거래가 당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길게 보았을 때에는 반대의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은 듯합니다. 재미있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군요.

[참고자료]
Tom Anderson 의 Google+ 프로필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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