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주변이 가렵다고 하면서 진료실을 방문하면 혹시 사면발이가 있지 않을까 해서 긴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많은 경우가 성기주변에 공팜이가 피어있는 경우이다. 전문용어로는 완선, 혹은 음고부백선 (Tinea cruris)라고 이야기하는데 쉽게 말해서 사타구니와 성기주변으로 곰팡이가 피어있다고 보면 된다.




(사타구니에 생긴 곰팡이병변인 완선, 출처 : 위키피디아)


흔히들 집에 굴러다니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많은데, 사타구니가 가렵다고 자주 거기에다가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곰팡이가 핀 경우에 스테로이드를 바르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스테로이드 연고의 작용으로 가려움증이 해소되는 듯하지만, 곧 스테로이드 작용으로 인해서 곰팡이병변이 오히려 더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약물오남용의 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경우이다.

성기주변의 곰팡이는 그럼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주로 발에 무좀이 있는 분들이 많은데, 무좀 또한 곰팡이 때문에 발생되는 질환이다. 이 곰팡이가 어떻게 하다가 성기 쪽으로 전파되면서 사타구니 쪽에서 번식하게 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내가 봐온 환자들 거의 대부분은 남성분들이었다. 꼭 비뇨기과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전체 환자를 보더라도 거의 대부분 남성분들인데, 아마도 남성분들이 무좀이 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남성의 경우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의 기능 때문에 고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땀 배출을 잘하기 위한 표피면적이 넓은 음낭구조로 인해서 잘 생기는 것 같다.

즉 다리 사이에 고환이 있음으로 인해서 여성보다 공간이 협소한데다가 고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땀 배출을 음낭에서 많이 하는데, 음낭피부로 나온 땀 배출이 공기 중으로 빨리 빠져나가지 않는 경우에는 사타구니를 좀 습하게 만들면서 곰팡이가 잘 자랄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여름철에 음낭이나 피부에서 땀 배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성기주변의 곰팡이가 잘 자라게 되고, 겨울에는 그런 땀 배출이 적기 때문에 좀 호전되는 양상을 반복하게 된다. 오래 이런 병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사타구니에 착색을 남겨서 좀 약간 피부가 시꺼멓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성기주변의 곰팡이 즉 완선의 경우 이것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곰팡이를 죽일 수 있는 항진균성제제를 바르거나 먹으면 된다. 단 일시적으로 바르기 보다는 거의 1달 정도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거나 바르게 해야 한다.

성기주변의 곰팡이는 관리를 안 하면 자꾸 재발하는 게 골치인데, 재발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곰팡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없애주면 된다.

즉 성기와 사타구니 주변을 잘 씻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건 씻은 뒤에 물기가 없도록 철저하게 잘 닦거나 말려서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음낭에서 땀 배출이 잘 되지 않으면 주변이 축축하게 되어 곰팡이가 잘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밀착된 옷 즉 삼각팬티나 꽉 끼는 바지 (청바지 등등)를 멀리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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