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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 표시한 부분은 엉덩뼈가 만져지는 부분입니다. 즉, 허리띠가 지나는 부분이지요.(정확히는 ant. sup. iliac spine) X라 표시한 부분은 배꼽입니다. 전형적인 충수염에서 통증은 엉덩뼈가 만져지는 부위와 배꼽 사이를 이은 가상의 선에서 밖으로 약 2/3 되는 위치(별 표시)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물론 초기에는 배꼽 부분이 아프기 시작하다가 나중에 별로 표시한 부분으로 통증이 이동하게 됩니다.
  (오늘 온 환자의 아픈 부위는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이었고, 반대편(좌측)의 같은 부위에도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충수염의 특이한 점 중의 하나가 왼쪽에 표시된 도넛(!)부분을 눌렀을 때에도 통증은 우하복부(별표시)에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Rovsing's sign)  그 외에도 여러 다양한 검사방법 등이 있습니다만, 너무 많기에 생략합니다...
(더 아시고 싶으신 분은 wiki를 참조해주세요. sign 부분만 봐도 정말로 많습니다!!)

  그리고 충수염의 통증의 특징은 눌렀을 때보다 눌렀다 땠을 때가 더 아프답니다. 또한,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이 먼저 있은 뒤에 배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복통은 배가 아픈 다음에 토하거나 식욕부진 등이 오게 되지요.) 통증은 최초에는 배꼽 주위가 아프기 시작하다가 점차 우하복부로 옮겨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체하거나 소화불량 등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나중에 우하복부가 아프고 나서야 "충수염이구나~!"라고 깨닫게 됩니다.

  솔직히 최신의 현대의학으로도 충수염, 막창자꼬리염의 진단율은 100%에 미치지 못합니다.(CT나 초음파로도 진단율이 80~90%입니다.) 그만큼 진단하기가 어렵다는 소리지요. 또한, 충수염이 진행되어야 특징적인 증상(구역, 구토, 우측하복부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정말로 진단하기 어렵습니다.(단순 장염부터 똥배, 기타 등등의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충수염 같은 경우, 특히나 가장 나중에 본 의사가 명의가 되고 제일 처음에 본 의사는 돌팔이가 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 최초의 의사는 단순 복통 같다고 약만 지어줬는데, 더 아파져서 큰 병원에 갔더니 맹장염이더라...역시, 최초의 의사는 돌팔이였어~~! 란 결론을 내리지요.

  여기서 잠깐 Quiz~! 분명히, 급성 충수염인 줄 알고, 수술방에 들어갔는데 막상 확인해보니 깨끗한, 즉 충수염이 아닌 때가 있습니다. 과연 이럴 때 어떻게 할까요? 그냥 막창자꼬리를 놔두고 나올까요? 아니면 (멀쩡한) 막창자꼬리를 떼고 나올까요?

  정답은 '(멀쩡한) 막창자꼬리을 떼고 나온다'가 답입니다. '아니, 충수염도 아니면서 왜 멀쩡한 막창자꼬리를 떼냐?' 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요? 그렇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충수염이 아니더라도 막창자꼬리을 제거하고 나오는 이유는 수술흔적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약, 떼고 나오지 않더라도 (충수염의) 수술한 흉터는 남게 됩니다. 제거하고 나오지 않는다면, 나중에 혹시라도 정말로 충수염이 왔을 때 충수염이라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의사가: 아, 이미 충수염 수술한 흉터가 있고, 환자도 충수염 수술했다고 하니 분명히 충수염은 아닐거야~! 라 판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가능한 질병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충수염은 수술해야 낫는 병인데, 수술하지 않게 되거나 수술이 지연되게 되어 사망하게 되므로 일단 충수염이 의심되면, 실제로는 충수염이 아니더라도 제거하고 나옵니다.

참고로 맹장염이 아니라 막창자꼬리염, or 충수염이 정확한 명칭입니다.

실제로 염증이 막창자(맹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막창자의 아래쪽에 있는 꼬리에 염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도 될 수 있으면 순 한글용어인 막창자꼬리염 or 충수염이라 표기했습니다.
'맹장염'이 아니라 '막창자꼬리염' 이라 알아두세요~!
순 한글용어가 생소하시다면 '충수염' 이라 알아두시고, 표현해주세요!

P.S.>
  부제의 앞빼냐 앞빼가 아니냐는 충수염의 영문명칭인 Appendicitis의 앞글자 appe만을 따서 부른 것입니다.
  당연히 뒷빼는 없어요~! 대신에 빤빼는 있습니다.(Panperitonitis 전체복막염)



Reference>
First Aid for the Surgery clerkship 2nd Edition, The appendix, pp.18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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