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무한도전, 다들 재미있게 보셨나요?
저도 언제나처럼 재미있게 시청했습니다.
최근 방송심의위원회의 말도 안 되는 딴지에 굴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소재로 방송을 뽑아내는 김태호 PD의 역량이 정말 크게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이비인후과 의사인 제게는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보였습니다.
바로, 서로 귀지를 파주는 장면 연출입니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귀지를 파는 건 정말 귀 건강에 해로운 잘못된 습관이거든요.

이미 제 블로그 초기부터 두 차례에 걸쳐 전달했던 내용인데요.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귀지는 외이도의 분비선에서 만들어지는 생리적 외이도 보습&보호제입니다.
약산성을 띄고 있어서,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주고요.
라이소자임 등의 항염증 물질 등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지요.
또, 기름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외이도의 건조증을 막아주는 보습제의 역할도 합니다.
거기다, 벌레들이 외이도로 숨어들지 못하도록 막는 물리적 보호 기능도 하죠.
 
그런데 귀지를 제거하게 되면, 이런 이점들을 모두 내다 버리는 겁니다.
외이도가 건조해져서 외이도소양증(귀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하고요.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지를 제거하다가 외이도열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심한 경우에는 고막 천공으로 더 긴 시간 고생하기도 하죠.
이비인후과에서는 정말 자주 보는 일들입니다.
 
그런데 꼭 이런 슬픈 일들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엄마가 사랑하는 아이 귀지를 파준다거나,
신혼부부가 닭살 애정행각의 끝판 왕으로 귀지를 서로 제거해주는 일이 많거든요.
 
이런 사유 때문에 무한도전에서도 서로 귀지를 파주는 짝꿍 미션을 기획했을 겁니다.
기획의도는 여러모로 참신했는데요.
워낙 많은 신청자가 보는 황금 시간대의 공중파 방송이다 보니 작은 걱정이 앞서네요.
 
무한도전 짝꿍 편, 재미만 챙기시고 귀지제거에 대한 내용은 머리에서 싹 지우세요. 여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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