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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니볼, 브래드 피트의 씹는 담배 그리고 구강암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머니볼'을 지난 주말에 봤습니다.

영화 '머니볼'은 짧게 말하자면 야구영화입니다.
브래드 피트가 단장인 빌리 빈으로 열연하여 가난한 야구단의 환경에 맞춰서,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새로운 정책을 여러 스탭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도하는 과정을 다룬 내용입니다.




극중에서 브래드 피트는 그야말로 숱한 반대와 저항에 마주치게 되고,
그럼에도 혼자 고민하고 결단하고 강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내 냄새를 폴폴 풍기며 강한 남성성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제가 봤던 헐리우드의 야구 영화 중에서도 야구와 인생을 진하게 논하는 로망이 살아 있어서 제 맘에 들더군요.
특히나 야구라는 스포츠를 다룬 영화라고 해서 상투적인 막판 홈런, 또는 대역전극으로 흘러가지도 않고,
겉으로 보이는 선수들의 우락부락한 근육이나 초인적인 운동 능력에 포커스를 두지 않는 것도 좋았습니다.  
갈등과 고뇌 속에서 사내 냄새 풍기는 질긴 남성미로 매력을 발산해주시는 중년의 브래드 피트가 이 영화의 주된 매력 포인트.



특히나 이런 남성적인 캐릭터를 강조하고 어필하는 요소로 주된 반복된 행동 중에,
영화 내내 브래드 피트가 우물우물 씹고 있는 [씹는 담배]가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3명의 투수, 이른바 '영건 3인방'을 영화에서는 너무 소홀히 다뤄졌다느니,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를 연주한 기타리스트가 '조 새트리아니'라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차치하고,
영화속에서 브래드 피트가 줄기차게 씹어대던 바로 그것이 이 글의 소재입니다.

피우는 담배는 지긋지긋하지만, 씹는 담배는 지극히 생소한 우리네 정서에서,
'저게 뭔데 자꾸 저리 우물거리면서 씹고 있는 건가'하고 궁금해하셨을 분들의 궁금증도 해소하고
혹시나 '씹는 모습이 왠지 남자답고 멋있어 보이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느끼실 분들을 말리기 위해 몇 자 적어 봅니다.
 

씹는 담배?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소한 물건입니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부터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이 쓰는 담배의 일종입니다.
'피우는 담배'의 매출은 줄어드는 감소세인 반면, '씹는 담배'는 약 5% 정도의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영화 속 일부 장면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씹는 담배'가 아닌 '해바라기 씨'를 씹기도 하고 '트윙키'나 '도넛'을 씹기도 하는 등,
터프하게 질겅질겅 씹는 것 자체가 빌리 빈이라는 캐릭터의 한 특징이기도 합니다만,
빌리 빈이 주로 우물우물 씹는 것은 거진 씹는 담배라고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실제로도 빌리 빈 단장은 씹는 담배를 매우 애용한다고 하네요.
아니 오클랜드 야구팀에서 일부를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선수도 애용했었다고 합니다.


왜 씹는 담배인가?



영화 속 장면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씹는 담배는 미국에서 굉장히 남성적인, 마초적인 이미지가 있는 기호식품 중의 하나입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마초 이미지라기보단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남부 카우보이 이미지랄까나...;;

우리 나라 영화에서 흔히 불량배가 껌을 짝짝 씹는 행동으로 인물의 성향을 암시하듯
특정 성별, 특정 계층이 선호하는(혹은 한다고 미디어에서 활용하는) 일종의 전형적인 행동양식인 거죠.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체 능력, 운동 능력이 올라간다는 약간의 미신적인 이유와 습관 및 유행 등의 이유로,
매우 많은 선수와 관련자들이 씹는 담배를 애용하는(또는 애용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왜 씹는 담배를 씹으면 안 좋을까?



씹는 담배를 입에 넣고 씹다 보면 검은 물이 나오면서 자꾸 뱉어줘야 합니다.
애용자들은 침 뱉는 전용 통을 들고 다니면서 뱉기는 하지만,
입에서 검은 침을 뱉는 것이 타인이 보기에 아름답고 호감 가는 행동은 아닙니다.  



씹는 담배를 사용하게 되면, 점차 미각도 떨어지게 되고, 치아도 착색되게 됩니다.
그리고 입에서 나는 냄새도 고약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보다도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지요.

'씹는 담배'는 '피우는 담배'와 마찬가지로 담배의 유해 성분, 발암 물질들이 입안에 머물게 되기 때문에
입안에 암을 일으킬 확률을 굉장히 높이게 됩니다.
 

담배와 구강암의 관계?



구강암은 대략 전체 암 중에 2~3% 정도, 연간 사망률의 1~2% 정도로,
미국에서 대략 3만 건의 구강암이 미국에서 진단됩니다.

흡연과 구강암과의 상관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확률로 구강암에 걸린다는 연구나,
구강암 환자의 7~80%가 장기간의 심한 흡연자라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라별 구강암의 발생률은 그 사회의 전반적인 흡연 습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흡연을 일찍 시작하고 심하면서 지속적인 사회에서 구강암의 발생률이 높다고 하네요.

구강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국가암정보센터의 링크를 달아둡니다.
우리나라 공중파 TV에서도 흡연장면이 규제되고 있지요.
이렇게 몸에 안 좋은 씹는 담배를 미디어에 노출시킬 것이냐에 대해 고민하는 게 당연할 겁니다.

미국 내에서도 PG-13등급을 받은 이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씹는 담배'를 사용하는 것이 논쟁이 되나 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씹는 담배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성인, 특히 청소년들이 야구경기를 보면서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고 배울까 봐도 그렇고,
실제로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 구강암이 발생한 경우가 생기기도 해서,
씹는 담배를 쓰지 말 것을 교육하고 부분적으로 규제가 들어가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001&aid=0005386802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11/24/6382980.html?cloc=olink|article|default
http://sports.yahoo.com/mlb/blog/big_league_stew/post/Strasburg-tries-to-quit-chewing-tobacco-after-Gw?urn=mlb-314599
http://immaletufinish.blogspot.com/2011/04/mlb-to-ban-chewing-tobacco.html
(마이너리그에서는 1993년부터 이미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씹는 담배를 규제하려는 사회 분위기이다 보니,
어찌 되었든 당시에는 그렇게들 살았고, 그 당시를 보여주는 영화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영화사의 입장에 대해서,
담배, 씹는 담배가 다시 영화에 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될까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나 봅니다.

흠흠.. 사실 저도 제법 걱정이 되더라고요.
어차피 씹는 담배는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네요.


3줄 요약

머니볼은 재미있는 야구 영화다.
씹는 담배는 나쁘니까 따라하지 말자.
피는 담배도 나쁘니까 금연합시다.

morua  mor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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