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0.23 수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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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좋으면 다 좋다? Duration Neglect

이 연말을 왜 좋게 보내야 하는가에 관한 특집이 되겠습니다.ㅋㅋ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다” 이런 얘기 많이들 들어보셨죠?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게 생각보다 참 과학적인 이야기랍니다.

우리의 기억 혹은 감각이란 녀석은 ‘Duration(기간)’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반면 ‘Magnitude(세기)’에는 예민하거든요. 이런 현상을 ‘Duration Neglect’ 라고 합니다. 해석하자면 ‘기간 녀석 무시하기’ 정도가 되겠네요.

한 가지 실험을 소개할게요. 지금은 아주 고전이 된 실험인데요(Kahneman et al., 1993), 사람들에게 ‘고통에 대한 반응 실험’이라고 소개하고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는 실험을 합니다. (고통과 관련된 실험을 할 때 자주 쓰는 방법이에요ㅎ)



참가자들은 모두 두 가지 trial을 하게 되는데요.
1. short trial: 60초 동안 찬 물에 손 담그기 (총 60초 동안의 고통)
2. long trial: 60초 동안 찬 물에 + 30초 동안 이보다 1~2℃ 따뜻한 물에 손 담그기 (총 90초 동안의 고통)
그리고 마지막에 “trial 1과 trial 2 중 하나를 한 번 더 반복해야 되는데 어떤 걸 할래?”라고 물어봅니다. 여러분은 어떤 걸 선택하시겠어요? 1번을 다시 하시겠어요? 2번을 다시 하시겠어요? :)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32명 중 22 즉 69%)이 2번을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분명히 2번이 더 절대적으로 불리한 오랜 고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이 살짝, 아주 살~짝 좋았기 때문에 1번 실험에 대해 “얘가 뭔가 왠지 좀 더 좋았던 것만 같아”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Duration 대신 Magnitude만 기억한 결정이죠.ㅎㅎ

결과에 대해서 ‘long trial에서 참가자들이 혹시 고통을 느끼지 못한 게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잖아요? 물이 정말 따뜻했기 때문에 이 선택이 객관적으로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등으로 말이죠.

그렇지만 30초 사이에 물 온도가 1~2℃가량 높아졌더라도 고통이 전혀 줄어들지 않은 사람이 나머지 1/3이나 되고(no improvement), 2번 실험을 선택한 사람들조차도 고통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잖아요(discomfort rating이 '0' 이상). 여전히 괴로움을 느끼고 있긴 하다는 거죠.

여튼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학자들은 많은 경우 우리의 감각기관들이 ‘기간’보다는 ‘크기나 강도’ 정보에 민감하게끔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소음’의 경우에도 소음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보다는 얼마나 큰 소음이었는지에 민감하고, 초콜릿을 먹어도 개수보다는 얼마나 달콤한지에 대한 정보가 더 크게 와 닿는다는 설명입니다. (얼마나 달콤한지는 먹어보면 바로 알지만 개수는 굳이 신경 써서 세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입니다.ㅋㅋ 전문용어로 ‘inherently inevaluable-본능적, 내재적 평가불가’라고 합니다.)

고된 일정 끝에 항상 휴가를 얻는다거나, 캠프파이어를 한다거나 하는 기억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려는 노력들도 “음…, 결국엔 좋았던 것 같아”라는 ‘착각’을 하게끔 하는 의도는 아닐까요?ㅎㅎ 이런 기제를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건 아니라고 해도 말이죠.ㅋ

아무튼 올해가 아무리 진흙탕이었다고 해도 연말만 잘 보내면 “아름다운 2011년이었어!! 내년에도 올해만큼 보내고 싶군!!”이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이게 현명한 선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ㅋㅋㅋ (이런 이유로 매년 거듭해서 안 좋은 선택을 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한번쯤 잘 돌이켜 생각해 보심이~ㅎㅎ)

박진영  imaum02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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