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TV 앞에 저녁마다 둘러 앉아서 여러 프로그램들을 보고 광고도 보지만, 과거보다 훨씬 많은 채널에 다양한 스크린과 인터넷 등의 새로운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집중도는 과거와 같지 않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나 엔터테인먼트 수단을 찾는 것은 과거 어느 때보다 쉬워졌으며, 공급의 양이 수요를 넘을 정도로 풍부해졌다. 과거에는 소수의 공급자에 의한 독점 현상으로 공급자가 우위에 서고, 수요자가 선택지가 적었던 상황이 수요자 우위로 바뀌게 된 것은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는 TV가 아닌 신문, 잡지 등의 전통적인 종이 미디어나 심지어는 트위터, 블로그 등의 소셜 미디어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현상이다. 트위터 사용자가 늘고, 수 많은 트위터러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나 정보를 트윗으로 올리면서 트위터 스트림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정보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각각의 트윗에 담겨 있는 다양한 링크들은 트위터러들이 찾아낸 온라인 상의 어떤 지점을 가리킨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발견한 재미있는 사진이나 인상적인 이야기들, 영감을 주는 멋진 강연 비디오 등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트위터나 블로그와 같은 소셜 미디어가 기존의 TV 등의 미디어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바로 이와 같이 어떤 것을 창조하고, 구축하고, 소비하고, 유통시키는 일들이 모두가 하나의 공간에서 같은 권리를 가지고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미디어와 같이 공급자와 소비자를 구별하지 않는다. 이 공간에서는 개인은 각자가 수많은 미디어들에 대한 소비자가 되는 동시에, 간단히 공급자가 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반드시 프로 블로거가 되거나 팔로어가 많은 영향력 있는 트위터러가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말과 창작을 하고, 이를 유통시킬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생산한 미디어 컨텐츠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은 아니더라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돌려보기를 하고 이에 대한 이야깃 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굳이 직접 모든 것을 작성하지 않더라도, 좋은 소스를 찾아서 이를 바탕으로 의견 나누기를 할 수 있는 일종의 "큐레이션(curation)"을 하는 것으로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은 어떤 댓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한 생산이고, 나를 위한 소비이지만, 이것이 네트워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가치로 발현되는 것이다.
이런 거대한 공유의 공간에서 어떤 사람은 음악을 만들고, 어떤 사람은 멋진 사진을 찍거나 그릴 수 있을 것이고, 향후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 유통시키기도 할 것이다. 필자의 아들은 간단한 플래시 게임을 제작해서 이를 소수의 친구들과 같이 플레이도 하고,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미 그들만의 창조와 공유, 그리고 생산과 소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이 시간을 활용해서 창조를 하고, 공급하고 소비하는 패턴이 바뀌고 있다. 그것이 소셜 웹이 가지고 온 가장 커다란 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