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린이 집에 있던 아이가 구토 증상을 보인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집사람은 놀라서 달려갔고 집에 데려오는 길에도 다시 한번 구토를 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멀리 있었기에 매번 신세를 지고 있는 집 앞 소아과 병원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어제 저녁 집에 돌아와보니 다행히 많이 호전되었고, 처음보다 활기를 찾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소아과 선생님 말씀이 최근 무균성 뇌수막염이 유행하고 있어서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고 하셨다군요. 아니나 다를까, 어제 저녁에는 질병관리본부에서도 무균성 뇌수막염 유행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아전염병표본감시를 시행한 결과 5월말 이후 2주 연속 환자 발생보고가 증가하였고 의뢰된 환자에서 바이러스 검출률이 50%를 상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의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달리 유행주는 에코바이러스 30 (Echovirus 30)이라고 합니다. 중국 장바이러스 (enterovirus)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무균성(바이러스) 뇌수막염(aseptic/viral meningitis)는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에 생긴 염증으로 세균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뇌수막염으로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서 유발되는 질환으로 바이러스 뇌수막염(viral meningitis)라고도 합니다. 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매우 다양합니다만 90% 이상이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입니다.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와 에코바이러스(Echovirus)가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엔테로바이러스로 알려져있습니다.

증상은 앞서 제 아들이 보였던 구역질, 구토를 포함혀여 발열, 두통, 후두부 경직(neck stiffness), 설사, 발진이 보입니다. 증상만으로는 세균성 뇌수막염과 구별이 힘들며, 때로는 단순 두통을 동반한 상기도 감염과 감별이 힘들어 놓치기 쉬운 질병이기도 합니다.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세균성 뇌수막염과 비교할 때, 바이러스 뇌수막염은 정상 면역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치료받으면 회복됩니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세균성 뇌수막염과 감별이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진료를 받으셔야합니다. 필요시 뇌척수액 검사도 필요한데, 보호자의 이해와 환아의 협조가 필요한 대표적인 검사죠. 아무튼, 소아를 두신 부모님들 당분간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