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따끈따끈 연구소식입니다 :)

생각의 속도를 빠르게 하면 위험추구 성향(risk-taking)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나왔네요.ㅎㅎ (Pronin, 2012)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글자의 속도를 조절한 후, 느린 글 vs 빠른 글을 각 조건의 참가자들에게 보여줍니다.
2. 그리고나서 게임을 하게 되는데 컴퓨터로 가상의 풍선을 펌프질해서 크게 펌프질 할수록 돈을 많이 따는 게임입니다.
3. BUT!! 풍선이 터져버리면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이랬을 때, 빠른 글을 읽은 참가자들이 풍선이 터져버릴 때까지 펌프질을 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ㅎㅎ
 ‘Take Risk’했던 것이지요.

두 번째 실험은

1. 잔잔한 페이스의 영화와 빠른 페이스의 영화를 보여주고
2. 앞으로 6개월 동안 술, 마약, 담배 같은 말 그대로 위험한 행동을 얼마나 할 것 같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빠른 페이스의 영화를 본 사람들이 더 위험한 행동들을 해 버릴 것 같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물론 ‘정서’의 영향 같은 건 실험에서 알아서 잘 통제했겠지요?? 기초적인 거니까요. (보통은 조작 후에 정서 scale 같은 걸 측정해서 '두 조건 간 정서 상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식)
이런 사고의 ‘속도’와 관련해서 Manic thinking이라고 ‘빠르게 사고하게 만들면 -> 기분이 좋아진다’는 연구도 있었어요.ㅎㅎㅎ 그래서 ‘조증’인 사람들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사고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인데 어쩌면 사고의 흐름이 빠른 것이 조증의 원인은 아닐까! 라는 말도 있다는.

한 가지 궁금해지는 것은 이 실험에서 만약 ‘정서’의 영향을 쏙 빼버린다면 그래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 라는 것인데, 왜냐면 긍정적 정서 자체가 사람을 좀 도전적으로 만들잖아요(참고:감정, 정서(affect)란? ②: 감정이 없는 상태?).

빠른 사고 조건의 사람들이 기분이 좋아져서 뭔가 평소보다 더 도전적/위험추구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는 것일수도 있으니까요 ;)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긍정적 정서가 실험 2에서처럼 탈선하게 만들 것 같지는 않네요.

하여간 이렇게 사고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사고의 ‘속도’라는 현상학적 경험이 우리의 마음에 이런 저런 영향을 준다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ㅎ

현상학적 경험들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자들이 대표적으로 몇 명 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ㅁ; 이런 연구들은 나중에 또 따로 모아서 소개할게요. 되게 재미있고 웃긴 것들 많아요. 아무튼 인간이란 복잡하면서도 의외로 단순한 동물인 것도 같아요.ㅎㅎ

** 주식 거래소 같은 데서 단체로 생각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면 엄청난 대참사 같은 게 일어나려나요ㅋㅋㅋㅋ
** 관료 회의 같은 데서도 생각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어야 하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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