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도로서 생각하게 해보는 좋은 글이 올라와서 트랙백 걸어둡니다.
>'이해'라는 말의 두 측면과 이기주의 - 2/2
좋은 생각 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단 여기서부터는 본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ㅎㅎ
이기주의자 vs 이타주의자를 나누는 현상에 대해 말해보죠.

심리학을 빌린 제 견해입니다만 심리학에서는 이기주의자와 이타주의자가 따로 나뉘어있다고 보는 것 같지 않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을 분석할 때 개인내적 변인(성격, 가치관 등)과 상황적 변인을 함께 보잖아요?
“누구는 이기주의자야!”라던가 “이기주의자는 이렇다”고 단정 지어 이야기 하는 것에는 ‘상황적 변인’을 고려하지 않는 습성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상황적 변인을 종종 고려하지 않는 것은 대표적인 귀인 오류 중의 하나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지각한건 "차가 막혀서(상황적 변인을 고려)"인데 남이 지각한 건 "게을러서(상황적 변인을 고려하지 않음)"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흔하디 흔한 이야기 같이 말이지요.

물론 어떤 사람이 비교적 이타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고 이런 것은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이타적인 모습, 이기적인 모습 둘 다 가지고 있고 다만 상황에 따라서 어떤 카드를 꺼내는지가 달라지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이기적 or 이타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걸 결정하는 큰 요소가 어떤 도덕적 가치관이라고 하는 것도 있겠지만, 실은 보통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남이 한 나한테 한 만큼 돌려준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ㅋㅋㅋㅋ

(제 기억으론) 이를 ‘norm of reciprocity’라고 합니다. :)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는 -> 나도 좋아하고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는 -> 나도 잘 해주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 나도 싫어하고
나에게 못해주는 사람은 -> 나도 못해주고
…하는 게 일단 인간관계에서 본능처럼 작용한다는 것이지요.ㅎㅎㅎ

흐음…
그러니 이기적 인간이 따로 있고 이타적 인간이 따로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어쩌면 ‘상황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게 되겠지요? :)
그리고 아무리 지극히 이기적이고 싶어도 사람은 모두 ‘종족 보존의 욕구’를 타고 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타성’을 가지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남이 아픈 걸 보면 본능적으로 나도 아픈 걸 자동적으로 어느 정도 느끼게 되어 있답니다. 이건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싫어도 어쩔 수 없어요.ㅋㅋㅋㅋㅋ
남의 손이나 발이 문틈에 끼는 사진을 보여주고 뇌 사진을 찍어보면 나도 뭔가 자동적으로 그 아픔을 느끼는 듯한 현상들이 나타나요. 가끔 TV에서 잔인한 장면이 나오거나 할 때 내가 다 아프거나 한 적 없으셨어요?ㅎㅎ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이타성 또한 가지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나 저러나 인류가 지금껏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ㅎㅎ
물론 사람들이 지극히 자기중심적(ego-centric)인 모습 또한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 더더욱 ‘상황적 변인’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때그때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진짜 이기적이게 될 수도 있고, 또 남의 슬픔에 같이 눈물을 펑펑 쏟을 수도 있는 그런 애초부터 모순적이고 이상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뭐 그런….
사실 그래서 사회 및 성격 심리학 이라는 분야가 사회(상황적 변인) + 성격(개인 내적 변인)을 합쳐서 존재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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