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일을 하며 종횡무진 병원을 활보하다 문득 "도대체 내가 하루에 몇걸음을 걸어다닐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이러한 궁금증은 활동범위가 "응급실"로만 제한되는 응급실인턴 라이프 내내 더욱 커져갔으며, 급기야는 응급실 인턴 막바지에 병원앞 의료기기 상사에서 단돈 만원을 주고 만보기롤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일간의 응급실 24시간 근무동안의 걸음수는 다음과 같다

1) 4월 26일 목요일 : 10069 보
-특이사항 : 중환자부터 경증환자에 이르기까지 환자수가 절대적으로 많았음.

2) 4월 28일 토요일 : 9489 보
-토요일치고 환자가 적은 편이었음. 그러나 중환자가 많았음.

3) 4월 30일 월요일 : 8409 보
-턴 교대날, 8am~6pm까지의 수치. 응급실 근무함
-아침부터 주변 병원에서 미친듯이 전원을 보냈고, 119 구급차도 지나가면서 환자를 한두명씩 계속 실어나른 날.

응급실은 특성상 응급실 및 병원내 편의점, 식당으로 활동이 제한된다. 그 와중에서도 순전히 "직업"때문에 1만보에 가까운 걸음을 걸을 수 있었다. 옛부터 하루 1만보를 걸으면 건강해진다는 말이 내려오고 있고, 실제로도 몇년전 1만보 걷기 캠페인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나에게 남은 것은 오프날이면 심해지는 근육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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