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국의 미연방예방의료조사위원회(USPSTF,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에서 연령에 관계없이 건강한 남성에게서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를 하지 말라고 하는 D 등급을 매긴 것 때문에 미국에서는 난리가 난 듯하다. 특히 미국비뇨기과학회가 열리고 있는 기간에 비뇨기과의사들이 이 소식을 접한 터라 참 황당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미연방예방의료조사위원회(USPSTF)에서는 근거에 따라 권고하는 등급체계를 갖고 있는데, A(강한 권고, Net benefit is substantial), B(권고, Net benefit is moderate), C(권고도 비권고도 아님, net benefit is small), D(비권고, no net benefit or harms outweigh the benefit), I(권고 또는 비권고 근거 불충분, insufficient evidence)로 분류하는 체계이다.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는 원래 USPSTF grade C에 속해 있었는데, 며칠 전 D로 분류되면서 ‘더 이상 하지 마라’라는 권고를 내린 것이다.

미연방예방의료조사위원회(USPSTF)는 미국 보건부 산하의 독립적인 국가위원회이고 각 분야의 16명 전문가가 자발적인 참여(무보수 4년)로 이뤄지고 있다고 USPSTF에서 밝히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전액 지원받고 있어 사실상 정부기관이라고 알려져 있다. 2009년 11월에도 USPSTF에서는 50세 이하 여성은 유방암검진중 유방X선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해서 한동안 논란을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간단한 피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를 남성에게 하지 말라고 하니 좀 황당할 수 있지만, 차근차근 살펴보자.

우선 분명히 해둬야 하는 것은, 미연방예방의료조사위원회(USPSTF)가 문제 삼고 있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는 건강검진에 포함된 검사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남성의 수많은 건강검진에 포함돼 있는 피검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이 만일 비뇨기과적인 문제, 특히 소변을 보기 힘든 배뇨곤란을 갖고 오는 남성에게 시행하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비뇨기과적인 문제를 갖고 왔을 때 당연히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를 하는 것은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며, 이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건강한 남성에게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건강검진에 포함된 전립선암특이항원검사(PSA)는 좀 다르다. 예를 들어, 만일 건강한 남성이 일반적으로 행해진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특이항원검사(PSA)가 4ng/ml 이상이라고 하면 전립선암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립선조직검사를 시행해보자고 들을 것이다. 이때 그 남성이 받는 충격은 꽤 클 수 있다. 내가 전립선암을 가질 수도 있다고 하면 얼마나 놀랄 것인가? 그래서 전립선조직검사를 받게 되면 이에 대한 조직검사 합병증이 발병할 수도 있다. 이중 대부분은 전립선암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겠지만, 만일 전립선암이라고 진단된다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이때 치료에 대한 합병증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립선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했을 때 과연 PSA를 선별검사해서 전립선암의 사망률을 낮춘다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 아직 논란이 많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대규모로 이루어진 연구결과를 이전 블로그 글에서도 잠시 언급했는데, 미연방예방의료조사위원회(USPSTF)에서는 미국의 연구결과는 전혀 사망률이 줄어들지 않았고, 유럽의 결과에서도 PSA 검사를 대표적으로 하는 55~69세의 남성에게서조차 최장 14년이 지나도 겨우 20%정도 사망률이 감소된 결과는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건강검진 등 선별검사로 PSA 검사를 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전립선암사망률 감소는 거의 확인되지 않는 수준이고, PSA 검사이후 일련의 시술인 전립선조직검사 및 수술에 대한 부작용을 고려해봤을 때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미연방예방의료조사위원회(USPSTF)에서는 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한 반박은 여러 가지가 있긴 하지만, 이전에 유방암선별검사에서도 봤듯이 비뇨기과학회에서 아무리 반박을 해도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뇨기과학회에서 추후 연구에서 ‘PSA가 전립선암의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라는 추가연구가 발표되지 않는 이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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