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로 뻗은 복도와 여기에 연결된 교실들, 그리고 간혹 보이는 공용공간에는 라커들이 있는 건물. 우리들이 너무나 쉽게 상상할 수 있는 '학교'라는 것의 형상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모습이 좀 바뀌어도 되지 않을까? 보다 외부와의 연결이 쉽고,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놀이와 창의성이 학습의 중심에 있는 그런 공간으로 학교가 재탄생하기에는 현재의 학교가 가진 겉모습은 너무나 칙칙하다.

공간의 형태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인 IDEO, 언제나 최고의 창의적인 창작 애니메이션 작품의 세계를 선보이는 스튜디오인 픽사가 증명하고 있다. 이들의 일터는 창의적인 생각을 가로막는 여러 가지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들로 가득하다. 이런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한 번 둘러보는 것이 어쩌면 공간이 가지고 있는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찾아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찾아낸 원칙들을 접목한다면 미래의 학교는 조금이나마 미래의 인재에 적합한 장소로 탈바꿈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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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공간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소 느낌이 다르다. 픽사의 스튜디오는 마치 환상적인 동화의 공간과 비슷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는데, 예술과 과학, 디지털과 아날로그, 일과 놀이가 만나는 묘한 공간이다. 투명하면서도 언제나 놀이가 있고, 동시에 기술이 공존하는 곳이 픽사의 스튜디오인 것이다. 그렇지만, 스티브 잡스가 픽사의 스튜디오를 디자인할 때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레이아웃에서 사람들이 우연한 기회에 최대한 우연하게라도 만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점이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융합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협업을 하고, 창의적인 디자인 씽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학교 교육에 접목한다면 어떤 의미를 가질까? 기본적으로 언제나 특정 과목의 공부를 하는 칸막이식 학습이 아니라,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마치 디자이너들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고 협업을 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남부 캘리포니아의 대안학교인 HTH(High Tech High)에서는 실생활에서 필요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협업과 비판적 사고와 학문적인 지식을 접목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교육을 진행시킨다. 이를 위해서 건물과 시설 디자인에 신경을 썼는데, 전통적인 학교라기 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협업하기 좋은 일터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철학이다. IDEO나 픽사, 그리고 최근 가장 혁신적인 IT기업으로 불리우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공간은 대체로 어렸을 때의 창의력을 동경하면서 가장 놀기도 좋고, 역동적인 환경으로 일터를 꾸며놓은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들의 학교는 놀이의 힘과 창의적인 예술을 힘을 발휘하기 보다는 그런 철학을 잃어버렸다. 이제는 학교에 새로운 철학을 심을 때이다.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찾아주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서도 새로운 미래의 희망을 찾아보기 어려울 테니까 ...

참고자료:
What Schools Can Learn From Google, IDEO, and Pix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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