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Zipcar와 같은 공유자동차가 인기를 끌고,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자전거가 통학/통근의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교외로 이동했던 인구들이 다시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시로 돌아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가 실질적인 통계에서도 나타날까?

2011년 12월 미시건 주립대학교의 연구팀에서 조사한 연구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0대들이 30년 전보다 운전면허증 자체를 덜 따고 있다고 한다. 1983년 19세 이하의 운전면허증 소지비율은 87%에 이르렀으나, 2008년에는 75% 정도이며, 20대와 30대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해도 10% 이상 비율의 하락이 있었다.

미국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것이 차량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계획과 도시의 생활이 계획되어 왔기에 이런 변화는 큰 의미를 가진다. 아틀란타, 댈러스, 피닉스, 로스엔젤레스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에는 차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도시의 구조 자체가 차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운전면허증 이외의 통계도 지속적으로 차량의 중요성과 운전을 하지 않는 경향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2012년 4월에 발표된 미국 PIRG(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의 16~34세 인구가 평균적으로 연간 운전한 거리가 10,300 마일에서 7,900 마일까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자전거를 타거나, 도보이동,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거리는 크게 늘어났다. 이런 변화는 소득수준과는 무관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연간 7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젊은 청년들의 대중교통 이용률은 100% 증가하였다. 이는 다분히 가치관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는 통계들이다.

이렇게 젊은이들이 운전을 꺼리는 이유는 차량의 가격이나 유가급등과 같은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주차문제, 교통체증, 그리고 차량이 도시생활에 주는 부정적인 환경효과, 대기오염, 개인의 건강과 같은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이다. 최근 차량의 도시 로스엔젤레스에서 68%에 이르는 주민들이 차량판매의 세금을 올려서 대중교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도 이런 변화의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이렇게 해서 30년간 확보할 수 있는 400억 달러 정도의 자금을 새로운 지하철, 경전철, 버스 등의 대규모 대중교통 시스템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와 함께 작은 도시에서 걸어다니면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미래형 도시에 대한 선호도도 올라가고 있다. 스마트 워크가 일상화되고, 대중교통에 의해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의 환경과 쾌적성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생활가치관의 변화는 미래의 도시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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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런 변화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심지의 면적은 적다. 결국, 이런 번화한 도시에 대한 인기를 가속화하면 과도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데, 미국의 경우 이미 뉴욕의 맨하탄,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센터시티 등에서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가까운 도시들을 연결하는 좋은 대중교통 인프라와 인근의 여러 도시들이 걸어다니기 좋으면서도 안정된 환경을 자랑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살 수 있는 대안으로 발전해 주는 것이 이런 변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또 하나의 대안은 차량을 필요할 때 이용하면서도 환승을 통해 쉽게 도심에 접근하고 삶의 질이 좋은 다양한 위성도시들이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주변의 여러 도시들이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서서 나름의 역할을 하도록 발전하고,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분산된 도시 네트워크가 잘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다양성이 보장되고, 너무 밀집되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쉬운 목표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미래의 도시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의 변화를 잘 읽으면서 도시의 변화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해당 도시의 경쟁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TRANSPORTATION AND THE NEW GENERATION
Fewer young, but more elderly, have driver's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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