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젊은 청년이 최근 사망했다. 그는 가수로서의 뛰어난 기량 외에도 암 투병
중인 환자, 그것도 위암말기 환자라는 것으로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처음에는 그러한 사실이 병마와 싸우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는 청년의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로 관심을 모았으나, 그는 곧 악성 댓글의 표적이 되었다.

암환자의 ‘말기’는 임종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용어

악성 댓글의 주 내용은 ‘위암 말기 환자가 어떻게 건강한 사람들도 힘든 오디션 프로그램을 견뎌내고 생방송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거짓 암투병설이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논란과 악성
댓글은 오디션에서 우승한 이후 사망할 때까지 지속되어 고인과 가족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작년에 이미 주치의가 병의 상태는 위암 4기이며 항암치료 과정을 잘 이겨내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하였고, 본인도 ‘암 4기라는 것과 말기 암은 다르다. 나는 말기 암 환자가 아니다’고 직접 밝히기까지 했으나, 여전히 많은 언론 기사에서 ‘암 말기’로 표현되었다.
 
암은 퍼진 정도에 따라 1,2,3,4기로 일반적으로 분류된다. 1, 2기는 대부분의 환자가 완치되어 ‘초기(조기)’라고 불린
다. 3,4기로 갈수록 완치의 확률이 저하되며 ‘진행기’로 분류된다.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제와 같은 항암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고 전신상태가 악화되어 잔여 생존기간이 2-3개월로 예상될 때만 ‘말기’라는 표현을 쓴다. 4기로 진단된 암의 대부분은 ‘진행기’이지 말기가 아니다.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원격 전이가 있는 4기 암 환자도 적절한 항암치료로 완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확하게 말하면 고인이 오디션에서 활동할 때는 ‘진행기’상태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고, 최근 악화되어 ‘말기’상태가 되어 임종하게 된 것이다.

의학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의 부족으로 진단시 초기 암이 아니면 ‘말기 암’이라고 잘못 표현하는 언론기사들이 많다. 암환자의 ‘말기’는 임종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용어임을 기억하고 사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