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견된 곤충 중 가장 작은 곤충은 Megaphragma mymaripenne. 크기는 약 200 μm 남짓인데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단세포생물인 아메바보다도 작아보이는 몸집이다. 물론 가장 작은 곤충이라서 이야기를 꺼낸건 아니고 이 녀석도 기생충이라서. 원예작물을 손상시키는 해충 중 하나인 총채벌레의 알에 기생하는데, 유충이 총채벌레의 알을 먹고 자라나는 포식기생충의 일종인 것을 보인다.

대체로 몸집을 줄이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중추신경계의 사이즈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 먹이를 찾고 천적을 피하고 짝과 숙주를 찾아 번식을 하여 다음 세대를 남기려면 일정 수준 이상 발달된 신경계를 가져야 함은 필수인데 몸집을 줄인다고 뇌를 아예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이 녀석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신경계에서 핵을 없애는 아주 발랄한 방법을 이용했다.

유충일 때는 신경계 세포마다 핵이 다 들어 있는데, 성체가 되면서 세포 내 핵을 상당부분 없애고 신경 세포 단일화를 추진, 뇌의 용적을 유충 때의 절반으로 줄인다. 물론 핵을 없애고 뇌의 용적이 줄어들었는데도 정상적인 - 아니, 기생충이니까 평균 이상의 -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은 놀라운 부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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