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월드 몸짱의사입니다. 며칠전 중년의 여성분이 병원에 오셨습니다.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지면서 완쪽 무릎을 부딪힌 후 무릎이 아프시다고 오셨습니다. 진찰을 해보니 왼쪽 무릎에 멍이 들고 무릎이 약간 부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의례 진료하듯이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처방했습니다.
엑스레이가 나왔습니다. 다행히 무릎뼈는 문제가 없네요.
나 : 오른쪽 무릎도 다치셨어요?
환자 : 아니요.... 다친건 아닌데....
나 : 그럼 무릎이 그냥 아프세요?
환자 : 그게......
환자분의 얘기는 이렇습니다. 몇년전 건강검진에서 당뇨와 고지혈증을 진단을 받으셨답니다. 그래서 살을 빼야 한다는 처방에 운동을 시작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인 바로 '퍼스널 트레이닝'이었습니다. 트레이너분과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아서 무려 15kg을 감량하고 당뇨와 고지혈증을 치료했다는 영웅담(?)과 같은 얘기를 하십니다.
문제는 퍼스널트레이닝을 받는 2년이라는 기간동안 무릎이 조금씩 아파오셨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조금 아프다가 나중에는 그 정도가 좀 심해지셨답니다.
환자 : 처음에는 스쿼트 런지하면 아프더라구요.... 그러다가 점점 심해져서 지금은 그냥 스쿼트는 아파서 못하고 와이드 스쿼트만 해요... 그렇게 하면 좀 낫더라구요~
나 : 아프면 안하셨어야죠.... 그냥 계속하셨어요?.
환자 : 스쿼트가 3대 근력 운동 중 하나잖아요!!!
나 : ^^;;;;;;;;;;;;;;;;;;;
환자분이 중년의 여성임에도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퍼스널트레이닝을 받아서인지 스쿼트, 런지, 와이드 스쿼트와 같이 전문용어(?)도 알고 계십니다. 서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면서 초음파 검사를 하는데....
환자분이 오른쪽 무릎도 봐달라고 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작 다친 왼쪽 무릎보다 다치지 오른쪽 무릎이 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특별히 다친적은 없다고 하시는 걸로봐서는 과도한 운동으로 아마도 관절에 염증반응이 생기고 이를 방치하면서 관절액이 증가된 소견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나 : 환자분.... 무릎에 물찼어요.... ㅜㅜ
환자 : 네??? 정말요??? 어쩐지.....
스쿼트와 런지, 무릎을 희생할만한 대단한 운동은 아니다.
스쿼트는 우리 몸의 가장 큰 근육인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자극하는 근력 운동의 꽃입니다. 운동량도 많고 운동이 끝난후에도 대사량을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탁월하며 중년이후에 위험성이 높아지는 골다공증이나 대퇴골두 골절의 위험성도 줄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운동이죠.
하지만!!!!
무릎을 희생하면서까지 해야하는 무조건적인 운동은 아닙니다. 하면 좋지만 안한다고 다이어트를 할 수 없거나 살이 안빠지거나 하는 다이어트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죠. 문제없이 할 수 있다면 하는게 좋은 운동이지만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이 대신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이 있습니다.
스쿼트와 런지를 무조건적으로 고집하여 무릎을 희생하지 않아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는 겁니다.
나 : 환자분... 스쿼트와 런지가 좋은 운동은 맞는데요... 이렇게 무릎을 희생할만큼 대단한 운동은 아니에요...
환자 : 그런가요? 전 좋다길래..... ㅜㅜ
나 : 현재 줄인 체중은 식이조절만 잘하셔도 유지가능하시니까요 우선 식이조절 꾸준히 잘하시구요... 운동은 무릎 치료하는 기간동안은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 위주로 하세요. 근력 운동 하실거면 상체 위주로 하시구요...
환자 : 네.....
나 : 당분간은 무릎 치료에 초점을 맞추셔야되요... 안그럼 나중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세요!!!
하는게 좋은 운동은 있지만 꼭 해야만 하는 운동이라는 건 없습니다. 스쿼트, 런지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좋은 운동도 나에게는 좋지 않은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