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인과관계에는 매우 복잡한 변수가 관여하고 있습니다. 의학이 과학의 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기계적인 공식으로만 설명하기 힘든 이유기도 합니다. 이러한 의학의 특징은 불확실성을 만듭니다. 건강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을 하는 사람도 질병에 걸릴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질병이 생긴 경우에도 질병을 치료한 이후에도 불확실성은 계속됩니다.

실제 병원에서는 이러한 불확실성과의 전쟁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의학적 불확실성을 줄이기위해 검사를 하고, 환자는 불확실성 속에 느끼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방어기제를 펼칩니다. 예를 들면, 옆구리의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의 IVP(신우요관조영술)에서 요관의 부분적 폐쇄가 보이고, 혈뇨가 보일 경우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질병이 있습니다. 불행히도 가장 흔한 요관 결석이 아니라 요관의 종양이 의심이 될 경우 의사는 추가적인 검사들을 하면서도 확정적인 진단명과 병기가 나오기 전까지 확실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지막까지도 양성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실제 더러 악성을 예상하고 시행한 적출술에서 양성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죠.

의사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검사와 치료 방법을 찾는 동안 환자는 불확실성 속에 공포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현실 속에서는 불확실성이 의사와 환자가 함께 싸워야 할 대상이란 것을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환자는 의사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고, 의사는 환자가 불확실성으로 인해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는 가운데 부정적 방어기제로 인해 질병의 진행 사항이 의사의 과실로 오해되기도 하고, 의사는 치료에 잘 따르지 않는 환자로 생각하기도 하고 더욱 방어 진료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지난 겨울 청년의사 편집국장 박재영 선생님과 식사를 하면서 박선생님이 출장 중에 한 작은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The Human Side Of Medicine" 란 제목의 책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의사들이 차갑다고 이야기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의학의 인간적인 면'이란 책 제목에 확 끌렸다고 합니다. 결국 몇 달의 번역 작업을 마치고 책으로 발간이 되었습니다. 로렌스 A 사벳이라는 노의사가 쓴 이 책에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어떻게 환자에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환자들이 불만을 가지는 불친절, 차가움 속에는 현대 의학 자체의 특성도 한 몫을 하고 또 그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환자의 이해 부족도 한 몫을 합니다만, 여전히 많은 부분은 의사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의사의 따뜻함, 환자를 위한 배려는 의과대학 교육에서 소홀히 다뤄진 것도 사실이죠. 이 책은 의사들, 의대생들 또는 그 외 의료인들의 인문사회의학 교육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환자, 환자의 가족도 자신의 불만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차가운 의학 따뜻한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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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A 사벳 지음 |
청년의사 펴냄


진정한 의미의 의사란 무엇인가 의학은 단순한 과학이나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관점으로 의사들이 염두해 두어야 하는 점들을 이야기한『차가운 의학 따뜻한 의사』. 이 책은 내과의사이자 의과대학 교수로서, 여러 대학에서 의대생들의 훌륭한 조언자이자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정력적이고 헌신적으로 수행해 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것이다. 《차가운 의학 따뜻한 의사》에서는 의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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