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디톡스나 양배추/마녀 스프 같은 다이어트의 오류에 대한 글을 쓰면 언제나 달리는 덧글이 있습니다.
하지만 살이 빠지거든요?

좋아요. 그럼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는 왜 살이 빠질까요?

일반적인 성인 남녀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열량입니다.

나머지 영양소는 더 처참합니다.
비타민은 레몬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비타민 C를 제외하고는 권장 섭취량의 5% 이하이고,
미네랄은 아연과 망간을 제외하고는 20% 이하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은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레모네이드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 굶도록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루에 권장 열량 섭취량의 1/5 이하로 먹는 만큼 감량효과는 다른 굶는 다이어트들이 따라 올 수 없는 비범함이 있지요.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게 되는 것은 물입니다. 생명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필요불가결한 요소지만, 물 자체로는 아무런 영양소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두번째인 메이플 시럽은 몸을 완전히 굶기는 것을 막아서 이 디톡스 다이어트를 실시하는 사람이 지나친 배고픔에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 줍니다. 메이플 시럽 대신 꿀이나 아가베 시럽,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하얀 악마-설탕을 써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메이플 시럽이 사용된 이유는 레몬이나, 덴마크 다이어트의 자몽처럼 ‘뭔가 특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꿀이나 메이플 시럽이나 설탕이나 세포에서 받아들일 때는 ‘당’일 뿐입니다.

그리고 레몬(즙)이지요.
물, 설탕(메이플 시럽) 그리고 레몬즙을 넣고 섞으면 뭐가 될까요? 레모네이드 입니다. 레몬이 약산성이라서 좋다고 하는데,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마셨을 때 이 레모네이드가 처음 도달하는 위는 레몬의 몇십배에 달하는 강산성을 띈 위산이 가득 차 있습니다.

물론 이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는 일반적인 레모네이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는 레모네이드에 고춧가루-카이엔 페퍼-까지 타거든요. 레모네이드 2L당 약 1ts 정도니까, 3-4g정도일테지요. 신진 대사를 증가시킨다고 합니다만, 3-4 g의 고춧가루가 증가시킬 수 있는 신진 대사는 화장실에 왔다갔다 하는 데 들어가는 열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고춧가루의 효과는 신진대사를 증가시키는데 있는게 아닙니다. 빈속에 고춧가루를 탄 물을 마시면 위 벽을 자극해서 설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설사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바로 여기에 소금물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일부의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는 소금을 물에 타서 마시라고 하는데… 여기까지 오면 정말 아득해 집니다.

장 내시경을 찍을 때 장을 비우기 위해 소금물을 마시게 하는 것처럼 소금물을 넉넉히 마시면 설사를 잘 유도할 수 있습니다. 고춧가루를 탄 레몬물을 빈속에 마셔서 위벽을 자극하고, 소금물을 마셔서 설사를 유발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분마저 제대로 흡수될 틈이 없이 설사로 빠져나가겠지요. 다행히 이 다이어트가 계속 물을 마시게 하는 만큼 탈수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적습니다.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3일에서 10일 동안 권장 섭취열량의 1/5만 시럽으로 섭취하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위벽을 자극하며 설사를 유도하면 인간이 광합성을 할 수 있어도 살이 빠질 겁니다.

이건 다른 다이어트들보다 더 나빠요. 가히 지금까지 제가 다뤄온 다이어트 중 최악의 다이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몬 디톡스 광고들은 이런 말 대신 사람들이 혹할 각종 장점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 말들은 진실일까요? 

그럴리가 없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