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구토하는 로봇 래리(Vomiting Robot Larry)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짧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 적이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라는 단 한가지의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만큼 돈낭비다, 쓸데없는 장난이다 등등 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주 유용한 연구였고, 개인적으로는 아주 흥미로운 연구였습니다.
우리의 래리는 요렇게 생겼습니다.



압력펌프를 통해 위장에 있는 내용물을 뿜어내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식도와 기도, 구강 및 비강 구조를 재현해 놓았기 때문에 실제 사람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때의 증상, 즉 폭발적인 분출성 구토를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요?
그런데 왜 이 로봇이 필요한것일까요?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이 아주 빠른만큼 병원이나 학교, 군대같은 곳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순식간에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몸 밖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12일에 달하는데다 감염에 필요한 개체수가 20-25개에 불과한 만큼 초기에 빠른 청소와 소독이 필요하지요.

게다가 노로바이러스는 아직까지 배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의 연구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로봇 래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구토를 시킨 다음....


형광물질이 들어간 구토(...)가 번진 지역을 확인하면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던 작은 방울들이 튄것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토의 범위를 측정해서 방재대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연구 전까지는 반경 1-2미터 정도 안까지만 청소하면 된다고 생각되어왔지만, 실제로 3m 이상 파편이 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차 감염과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상당히 넓은 지역을 청소해야 하는 것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독감이나 기타 전염성 질병과는 달리 손 세정제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염소계 소독액을 써서 청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요.

때로는 좀 더 원초적이고 쓸데없어 보이는 방법이 많은 비용과 수고를 절감할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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