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설사는 여행자들이 가장 자주 마주하게 되는 질병입니다. 전체 국제 여행객 중 20-50% 가량이 여행자 설사를 경험한다고 하지요. 숫자로 따지면 약 1000만명 가량입니다. 여행자 설사는 뭐라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흔히 우리가 물갈이라고 하는 증상이기도 하지요. 여행 중 다른 기후, 환경, 식수, 음식, 오염원, 미생물, 병원균, 스트레스와 마주하게 되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체로 여행 중 경험하는 설사나, 여행의 결과로 설사가 일어나는 증상을 통칭하는데, 설사의 원인을 규명하는것이 쉽지 않죠. 여행자 설사는 대체로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드물지만,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병원을 찾는 이유가 됩니다.

여행 중 설사는 흔히 경험하게 되지만 이게 병원을 찾아야 할 만큼 심각한 것인지, 아니면 병원에서도 따로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로 여행자 설사의 증상은
1. 대변의 횟수나 양이 크게 증가하고
2. 하루 4-5회 이상의 설사
3. 대변을 참기 어려워지고
4. 복통, 메스꺼움, 구토, 고열 등을 동반합니다.

보통 며칠 정도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정도로 증상이 완화되거나 완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를 찾아야 하는 경우로는
1. 구토가 멈추지 않는 경우
2. 설사의 양과 횟수가 점차 늘어나며 혈변을 보는 경우
3. 39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는 경우
4. 입이 마르는 등 심각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5. 의식이 저하되고 반응이 느려지는 경우
6. 소변량이 줄어드는 경우
는 꼭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자 설사의 원인은 여행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급격한 식단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병원균입니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여행자 설사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박테리아 감염입니다. 전체 케이스의 약 80% 가량이 박테리아 감염에 의해 일어나고, 그중 절반 이상이 대장균 감염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즉 대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마셔 일어난다는 의미지요. 문에 저번 팟캐스트에서 언급했던것 처럼 먹고 마시는 것을 조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물갈이라는 것도 사실 새로운 병원균에 노출되어 일어나는 현상일 수 있지요. 현지 사람들은 이미 자주 노출되어 충분한 면역력이 있지만, 새로 지역에 유입된 여행자들은 면역력이 없어 설사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몇가지 주요 위험요소라고 하면
1. 얼음
2. 과일, 샐러드
3. 정수 되지 않은 물

등이 있겠습니다. 얼음은 보통 지역 수도물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제대로 위생관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고, 과일이나 샐러드는 조리 과정에서 오염되기도 쉽고, 제대로 씻거나 손질하지 않을 경우 기생충알이나 박테리아등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병에 담겨 판매하지 않는 물 역시 마찬가지죠. 또한 지병이 있는 경우도 위험요소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나 다른 지역에 여행해본 경험이 적어 다양한 미생물에 대한 저항력이 부족한 경우,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 본래 과민성 대장이나 당뇨병 등의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 위염 때문에 제산제나 위산 억제제를 먹는 분들도 미생물이 살아서 장까지 갈 위험이 높지요.

여행자 설사는 한국에서는 물갈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영미권에서는 목테주마의 저주나 파라오의 복수 등의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중남미나 이집트 같은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다녀와서 심각한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파라오의 무덤을 파헤치러 갔더 모험자들이 설사로 죽는 경우도 많았고, 남미 역시 마찬가지로 잉카의 마지막 황제인 목테주마가 저주를 내린 것이라고 보기도 했죠.

여행자 설사의 치료는 사실 대증요법인 경우가 많습니다. 항생제나 지사제를 먹기도 하지만, 그 효과도 미미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으니 약을 드시는 것은 꼭 의사와 상담을 하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수분 보충과 식사량 조절,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으로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집에서 수분 보충을 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경구수액제를 만들어 먹는 것인데, 간단히 말해 병원에서 포도당 수액을을 혈관을 통해 주입해 준다면, 집에서 그것을 만들어 마시는 방법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통 물 일리터에 소금 반티스푼, 설탕 6티스푼, 베이킹 소다 반의반 티스푼을 넣어 간단히 만들 수 있지요. 전해질 보충이 되기 때문에 수분 보충도 빨라져 탈수 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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