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인구증가는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인구증가에 따른 주거문제가 항상 큰 문제가 되는데, 예로부터 땅과 집에 들어가는 비용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부담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런 부담을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창출로 전환할 수 있다면 어떨까? 집을 짓고, 이것이 해당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끌어내며.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적인 가치창출을 하게 만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서 시골지역의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하이테크,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작업을 쿠알라룸푸르 북동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100개의 에너지 효율이 좋은 집을 중심으로 하이테크 농업을 주된 산업으로 하여 해당 지역의 식량 공급에 문제가 없으면서 남아도는 식량을 외부에 수출한다. 여기에 이렇게 개발된 우수한 빌리지 모델을 전 세계에서 도입할 수 있도록 해서 지속가능한 작은 마을들이 전 세계에 많이 생길 수 있다면, 현재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말레이지아 파항(Pahang)주에 있는 커뮤니티인 Rimbunan Kaseh가 바로 이런 목적으로 연구개발된 곳이다. 태양광과 바이오매스, 작은 수력발전 등으로 에너지를 충당하고, 축산업과 곡류를 결합한 포트폴리오 농업이 행해진다. 독특한 산업으로 4단계 양식도 활발히 진행되는데, 고단백 물고기로 유명한 틸라피아(역돔)를 양식하면서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된 물은 농업용수로 사용되는데 문제가 없는 필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양식업과 농업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치사슬을 만들었다. 또한, 방목형식의 양계업도 이 마을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생활을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충분한 식량이 공급되는 것은 물론이고 매달 가구 별로 400 ~ 650 달러 정도의 추가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델은 앞으로 말레이시아의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예정이며, 전 세계의 유사한 자연환경을 갖춘 곳들에서 쉽게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을의 집들은 호주의 Koto Corp. 라는 기업에서 연구한 모듈화된 집으로, 퍼즐처럼 맞추는 방식으로 건축을 하기 때문에 10일이면 완성을 할 수 있고, 건축비용도 16,000 ~ 2만 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그렇지만, 집의 수준은 매우 높아서, 환경적으로도 지속가능하면서 동시에 실용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단순히 집만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삶의 질을 위해 중앙에 커뮤니티 센터와 다양한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4G 무선 인터넷과 원격교육(e-Learning), 원격의료(e-Health) 서비스를 엮어서 전혀 해당 지역이 문명의 소외를 받거나, 차별받지 않도록 마을이 계획되었고, 또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성공적인 시범마을의 구축과 운영결과를 바탕으로 말레이지아에서는 12개의 마을을 더 만들고, 근 미래에는 전국에 확산이 되어 말레이지아의 가난한 지역사회가 경제적인 성장과 교육과 일자리, 그리고 삶의 질의 향상이라는 여러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늘어나는 인구에 대해 도시에서 모든 일자리를 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가장 기본이 되는 농업도 대규모 공장화를 통한 무역과 상업을 기본으로 하기 보다는 이처럼 지역의 자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어쩌면 전 세계 인류들을 위해서 올바른 방향성인지도 모르겠다.

산업시대의 대량생산 및 대량소비 모델은 이제 근본적으로 재점검할 시점이 되었다. ICT 기술을 포함한 과학기술은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 언제나 거대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시장논리로만 접근하기 보다 이렇게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소규모 지속가능한 빌리지들이 들어서는 것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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