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받게 될 예정이라면 미리 준비해야 할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치과 치료입니다. 항암치료랑 치과 치료가 무슨 관계냐고 생각할 수 도 있는데, 이게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래의 세가지 이유에서 항암치료전에 치과진료는 필요합니다.
1) 항암치료 도중 구강내 세균감염 가능성
입 속에는 원래 정상적으로 세균이 많이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세균이 많이 있어도 문제가 안되는 이유는 입속 점막들이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고 있고, 우리몸의 면역력이 잘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고 잇몸이 헐고 갈라지며 구내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고 면역이 저하되는데, 여기에 구내염이 생기면 입안에 사는 세균들이 속으로 파고들어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름을 만들거나 국소 염정을 일으키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세균이 패혈증을 일으키도 합니다.
그래서 항암치료를 하기 전에 미리 치과 진료를 보고, 잇몸이 약하거나 염증이 생기기 쉬운 부분이 있으면 미리 치과 치료를 하고 오시라고 이야기를 드리는 것입니다.
특히 평소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충치가 있거나 잇몸 질환이 있는 분들은 미리 치과 진료를 받는게 좋습니다. 담배 많이 피우신 분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가 담배를 참 싫어하는데, 담배많이 피우시는 분들은 대부분 치아나 잇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치과진료를 위해서는 굳이 대형병원의 치과로 갈 필요까지는 없고, 동네 단골 치과병원에 가셔서 항암치료 예정인데 미리 구강 상태를 점검하러 왔다고 하면, 알아서 점검해 줍니다. 만일 치과 진료를 보았더니 발치가 필요하다던가 다른 대공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항암치료 담당 의사와 상의를 하여야 합니다.
보통 발치를 하게 되면, 잇몸이 아무는데 시간이 걸려 항암치료를 2주정도 미루게 되는데, 항암치료를 미루어도 문제가 없는지를 담당의사와 꼭 상의를 해야합니다. 간단한 스케일링 정도의 간단한 치료는 큰 문제 없이 항암치료를 미루지 않고 받을 수 있습니다.
2) 항암치료 도중 식사 문제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입이 헐고 못먹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평소 있었던 치아 문제가 항암치료 도중 심해지면, 식사를 더 못하게 됩니다. 항암치료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잘 먹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수월하게 진행을 할 수 있는데, 이나 잇몸이 아파서 잘 먹지를 못하게 되면 항암치료를 더 힘들게 받게 됩니다. 그래서 식사를 잘 하기 위해서라도 치과 문제는 해결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뼈보강 주사로 인한 합병증 예방
뼈 전이가 있는 분들 중 일부는 조메타나 파노린 같은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주사를 맞게 됩니다. 이 주사는 쉽게 이야기해서 암세포로 인해 녹아있는 뼈를 보강해주는, 뼈보강주사인데,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 잇몸의 뼈에 염증이 생기는 수가 있습니다. ONJ라고 해서 염증이 심해지다가 더 진행되면 뼈에 괴사가 오기도 합니다. 그러면 잘 낫지 않아 무척 애를 먹게 됩니다. 그래서 뼈 보강 주사를 맞을 때에는 치료 전에 미리 치과 진료를 받아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단 항암치료를 시작했는데, 항암치료 도중에 치과 문제가 생긴다면, 치과 치료 스케쥴에 대해서 종양내과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합니다.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고 혈소판 수치가 떨어질 수 있는데, 백혈구 수치가 떨어져있는 시기에 모르고 치과 치료를 받게 되면, 입속에 사는 세균을 오히려 잇몸 깊숙히 심어 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혈소판 수치가 떨어진 시기에 모르고 치과치료를 받게 되면 지혈이 안되어 고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암치료 도중에 치과 문제가 생기면 담당 주치의와 상의를 해야합니다. 이런 경우 치과에서 치료는 하지 않고 진찰만 받고 어떤 종류의 치료가 필요한지 (발치와 같은 대공사가 필요한지 간단한 치료가 필요한지) 를 알아오면 좋습니다. 만일 큰 공사가 필요하면 치과치료 일정과 항암치료 일정을 조절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모든 항암제에 다 해당하는 것은 아니어서, 백혈구 수치 혈소판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 표적치료제를 할 때에는 큰 문제 없이 치과치료를 하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