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금연을 결심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금연 목표에 가까이 가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기도 하는데 그 중에는 담배의 종류를 바꾸는 것도 있습니다. 평소 피우는 담배에서 저 타르 담배로 바꾸는 것이죠. 보통 '라이트'나 '울트라 라이트'로 기호를 옮겨봅니다.

저 역시 10년이 넘는 흡연력이 있는지라 (지금은 금연 중입니다) 그 마음을 아는 것을 넘어 똑같이 행동했습니다. 저뿐 아니라 제 주위의 흡연자들 모두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중에도 그런 노력을 하신 분이 있을 겁니다. 우리만 그럴까요? 아뇨, 세계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행동 양상을 보입니다.

일례로 2003년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COMMIT(the Community Intervention Trial for Smoking Cessation)에 참여한 100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인데 대상자들이 피우는 담배 종류와 금연 의지 등을 비교 분석을 해봤습니다. 담배 종류를 크게 3종류로 나눠 울 트라 라이트(0-6mg), 라이트(7-15mg), 레귤러(16+mg)로 분류했는데 대상자 중 30%에서 원래 피우는 담배에서 저 타르 담배로 바꾸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금연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의지가 없는 사람에 비해 저 타르로 변경을 2배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쯤 되면 저나 여러분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

왜 이렇게 저 타르 담배로 변경을 했을까요? 이유를 물어보니 응답자의 3분에 2에서 저 타르 담배가 좀 더 안전할 것이라 생각이 들어서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저 타르 담배를 피우는 것이 건강에 덜 해롭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저 타르 담배나 레귤러 담배나 질병을 발생시키는데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울트라 라이트와 같은 또 하나 중요한 점으로 저 타르 제품을 선택하는 상당 수에는 금연으로 가는 징검다리로써 선택을 했는데요, 금연 성공률에 있어서는 레귤러를 피우는 사람들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박하향(Menthol) 담배 역시 순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파고 들고 있습니다. 저도 박하향 담배 매니아였는데요, 넘김이 순하고 시원한 느낌과 담배 마케팅에서 깨끗하고 순한 이미지로 접근해 왠지 보통 담배보다 더 낫지 않을 까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저 타르 담배와 마찬가지로 레귤러 담배보다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차이가 없습니다.

최근 2008년에 하버드에서 발표한 연구 자료를 보면 과거에는 박하향 담배를 성인 중에서도 연령이 많은 층에서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박하 함량을 조절하고 다양한 마케팅과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10대들에 있어 처음 흡연을 시작할 때 선호하는 담배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담배 제조사가 10대 흡연자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 있는 것 같다라는 연구자들의 주장이 깔려있는데 물론 제조사는 부인을 했습니다. 10대들이 쉽게 접근하게 된 데에는 처음에 담배를 피우기 어려운 이유인 목 넘김을 부드럽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일부 전문가들은 박하향 자체에도 중독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만 논란이 있죠. 기본적으로는 담배의 니코틴이 중독의 원인 입니다.

순한 담배들이 과연 몸에 덜 해로운가, 아니면 더 해로운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겁니다. 이 논란이 오래 지속 되야 담배 제조사에서는 판매를 계속할 수 있고 성공적인 마케팅을 계속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작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 폐암 학회에서 Gary Strauss박사는 제조사들이 울트라 라이트, 라이트와 같은 브랜드와 필터 성능에 대한 광고 등으로 오히려 폐암 발생이 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연구에 있어서 흡연자 개개인이 얼마나 깊게 얼마나 자주 피우는가에 대한 변수를 완벽히 통제할 수 없기에 완벽한 결론을 내기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분명합니다. 금연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저 타르와 같은 순한 담배 바꾸는 일은 하지 마세요. 금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끊으십시요. 니코틴 중독을 해결하기 힘든 것 같다고요? 니코틴 패치와 같은 보조제를 사용해보세요. 스스로 하기 힘들다면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보건소나 병원을 방문하세요. 건강을 생각한다고 순한 담배를 찾는 것은 자기 기만입니다.

* 금연 장소에서 흡연할 때 No라고 이야기하세요. Say No 금연 켐페인 중입니다.

Source :

1. The epidemic of smoking related adenocarcinoma of the lung. The role of
the tobacco industry and filtered and low-tar cigarettes. Strauss G et
al. World Conference on lung cancer, Seoul. 2007
2. Jennifer M. Kreslake, MPH, research analyst,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Boston. Kreslake, J.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online July, 2008 and
September 2008; vol 98: pp1-8.
3. Hyland, A. Nicotine & Tobacco Research, October 2003; vol 5: pp 665-671. News release, Health Behaviors News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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