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맘때만 그렇지만 별다른 일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에
삶이 좀 재미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삶을 재미있게, 의미있게 해 주는 것들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었지요.

1. 남펴니
"사는 게 별로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있어?"
"나 지금은 배불러서 재밌는뎅"
"배 안 부르면 재미없어?"
"밥 먹기 전에도 좋아"

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뭐랄까 ...

"밥 말고는 없는거냐!!"라는 생각과 함께
인생은 이렇게 심플하게 살아야 하는건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 ' )
실제로 잡생각이 많을수록 불행하다는 걸 시사하는 연구 결과도 있었 (...)

말이 나온 김에 그래프를 첨부합니다 (직업병..)




스마트폰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ㄱ) 지금 뭘하고 있는지
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ㄷ) 기분이 어떤지
에 대해서 물어본 데이터인데요 (Killingsworth & Gilbert, 2010)

가로축이 긍정적 정서입니다. 높을수록 기분이 좋은 거에요.
동그라미의 크기는 해당 행동/생각의 빈도였어요. 동그라미가 클수록 해당 행위가 자주 일어난다는 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에 대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것 외에 다른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가?
(Are you thinking about something other than what you’re currently doing?)"
1) 응 2) 아니
- 1) 좋은 생각 2) 나쁜 생각 3)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생각
으로 물어봤어요.

잡생각을 하는지와 그 생각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물어본 것이지요.

하단의 동그라미들을 보면 안 좋은 생각, 안 좋지도 좋지도 않은 생각, 좋은 생각을 하는 것보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때 기분이 좋은 편인 걸 확인할 수 있지요 :)

여튼..
과거 일이든 미래의 일이든 잡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금 하는 일, 지금의 느낌에 충실하게 사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은데
저는 '내 인생은 어디로 굴러가고 있는가' 같은 잡생각들이 많아서 Fail Fail Fail
 
쓸데 없이 주름만 많은 뇌의 저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2.쏭

쏭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존경하는 멋진 친구입니다.

"사는 게 별로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있어?"
"왜? 지금 그래? ㅁㅁ 잘 안 된거야? 만나서 얘기하자"

너의 푸념 내가 다 받아주지 컴온요 같은 느낌이었는데
덕분에 '그래 내가 이래서 살지'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ㅎㅎ

평소에도 이런푸념 저런푸념 서로 서로 쏟아내면서 들어주는 친구인데
이렇게 믿고 기댈 수 있는 친구, 불안한 삶에 일말의 안정감을 주는 존재만큼
우리 삶에 큰 의미감과 안도감을 가져다 주는 건 없다는 느낌이랄까요.

삶에 대한 불안도 마음에 있는만큼 안정감도 마음에 달린 것일텐데
따듯한 말을 건네주는 친구만큼 불안을 지워주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런 '안정적인 인간관계'는 사람들의 행복도 및 수명과 관련을 보이지요, (Oishi & Schimmack, 2010)
(특히 내향적인 사람들에게서 더 그러함)



어렸을 때 이사횟수가 많았을수록 내향적인 사람들(올라가는 선)은 수명이 비교적 짧은 (...) 경향을 보이는데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가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행복'에서도 나타나요.

여튼 이래저래 정말 친하고 언제든 기댈 수 있는 그런 친구는 우리 삶에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미역이

"사는 게 별로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있어?"

"재미가 있은적이 별로없었던거같은데.
너가잇어서그나마 재밋엇지 왜 결혼 괜히한거같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냥 궁금해서"

(중략)

'삶을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나가는 것 이상의 의미는 필요 없는 것 같다.
숨쉬기, 걷기, 밥먹기 같은 기본 생명 유지 활동부터 '제대로', '열심히' 잘 하는 게 중요.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있는 것 자체를 잘 하는 게 잘 사는 삶'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살아가는일을 같이 잘하면되지 너랑나랑 ㅋㅋ"
으로 마무리.

뭔가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고 하면서 정작 내 눈 앞의 진짜 삶에는 충실하지 못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지금 이 순간보다 다른 시간들, 특히 미래에서 무엇을 성취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지금이 아닌 그 '언젠가'에만 내 삶의 모든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ㅎ

현재 존재하지 않는 허수아비 같은 시간과 가정들에 의해
지금 존재하는 시간의 삶이 좌우되는 이상한 느낌이랄까요ㅎ
(내 머리에 매트릭스가 있어!! 이런 느낌...)

잡생각 없이 지금 이 순간에 충실 할 때가 더 행복하다는 위의 연구 결과도 그렇지만

Mindfulness라고 해서 '지금 이 순간에 얼마나 충실한가', 즉 얼마나 카르페 디엠 하고 있는가와 관련된 개념이 있습니다.

이걸 잘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행복하고(r = .5수준) 자존감도 높고(r = .4)
심지어 자신의 삶에 대한 자율성(autonomy)도 더 높게 느끼는 모습을 보입니다, (Brown & Ryan, 2003)

다음은 mindfulness를 측정하는 문항들인데요.

1= 전혀 그렇지 않다 ~ 7 = 매우 그렇다
척도로 다음의 문장에 한번 대답해 보실래요? :)

1. 어떤 감정을 느끼고도 시간이 한참 지나야만 알아채곤 한다.
2. 다른 생각을 하다가 주의 부족으로 물건을 부러트리거나 쏟곤 한다.
3. 지금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는 게 어렵다.
4. 어디를 갈 때 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신경쓰지 않고 빨리 걸어가는 편이다.
5. 신체적 긴장이나 불편한 느낌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잘 눈치채지 못하는 편이다.
6. 사람의 이름을 듣자마자 까먹는 편이다(역)
7.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자동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편이다.
8.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딴짓을 하곤 한다.
9.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이 늘 가득하다.
10. 나도 모르게 뭔가를 먹곤 한다.

평균 몇 점 정도 나오시나요ㅎㅎ
이 점수가 높을수록 '현재에 충실하게 살고 있지 않다'라고 볼 수 있겠지요.

지금까지 저와 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소한 탐방이었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사는 게 별로 재미없다고, 의미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으신가요?
그건 어떤 느낌이고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

+) 특별출연 해주신 남펴니와 쏭, 미역양에게 감사를ㅎㅎ

1. Killingsworth, M. A., & Gilbert, D. T. (2010). A wandering mind is an unhappy mind. Science, 330(6006), 932-932.

2. Oishi, S., & Schimmack, U. (2010). Residential mobility, well-being, and mortalit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8, 980.

3. Brown, K. W., & Ryan, R. M. (2003). The benefits of being present: mindfulness and its role in psychological well-be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4,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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