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음식 먹기 전에 늘상 하는 습관 같은 게 있나요?
밥 먹기 전에 기도를 꼭 한다던가..
맛 보기 전에 냄새를 먼저 한 10초 맡으면서 음미한다던가

아래는 자일리톨 맛있게 먹는 법이라는 데요..

ㅋㅋㅋㅋ

이건 좀 과하긴 하지만 먹기 전에 행하는 일종의 의식(ritual; 의미를 담은, 규칙이 있는 일련의 행동)이
실제로 음식 맛을 돋구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와서 소개합니다(Vohs et al., 2013)

연구는 되게 귀여웠어요

우선 첫번째 연구에서는

한 조건(의식 조건)의 사람들은 껍질을 까기 전에 일단 초콜렛 바를 반으로 나누고
한 쪽의 껍질을 까고 먹은 후 다른 쪽의 껍질을 까고 먹게 했어요
(뭔가 의식 스럽나요?ㅎㅎ)

다른 조건은 그냥 먹게 했고요

그 결과 아주 간단한 행위였지만 초콜렛을 먹기 전에 일종의 의식을 치룬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초콜렛을 더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고, 더 맛있었다고 대답하고, 더 많은 돈을 주고 이 초콜렛을 살 의향이 있다고 했답니다.

결과 크기가 꽤 큰 편이었어요.

두 번째 연구에서는

초콜렛 보다는 덜 맛있는 '당근'(ㅋㅋㅋㅋ) 을 가지고 실험했는데요
굳이 당근을 쓴 이유는 그렇게 맛있지 않은, 또는 싫어할 수도 있는 음식에 대해서도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 지를 보기 위함이었겠지요.

사람들에게 각자 3 개의 당근을 주고
한 조건에서는 일련의 행동을 3개의 당근에 대해 반복적으로 수행(의식 조건)하면서 먹게 했고

다른 조건에서는 서로 다른 랜덤한 행동을 하면서 3개의 당근을 먹게 했어요.

그리고 또 한 조건을 추가해서
의식을 행하고 바로 먹거나, 조금 기다리게 한 후 먹게 했어요(delay 조건)

그랬더니

우선 하얀 막대와 검은 막대를 비교해 보면
당근을 먹기 전에 의식을 치룬 사람들이 그냥 랜덤한 행동을 한 사람보다
더 당근을 맛있게 느꼈다는 게 보이지요?

그리고 이 효과, 의식에 의해 음식이 맛있어 지는 효과는
의식을 치룬 후 잠시 시간 간격을 두면 더 증폭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을 비교해보면 하얀 막대에서 더 차이가 나는 걸 볼 수 있어요.
통계적으로도 하얀 막대의 차이만 유의미)

작은 의식은 당근도 비교적 맛있게 만드는 효과가 있군요?ㅋㅋ
당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이 결과가 재미있네요

이런 효과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간단한 먹는 행위지만 의식을 통해 음식의 내적 의미(나와 음식 사이에 더 깊은 관계가 형성 되는 그런..)가 깊어지고 내적 동기(바로 내가 이 음식을 진심으로 원한다!)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실제로
의식을 통해 향상된 내적 동기가 음식이 맛있어 지는 효과를 전부 설명(완전 매개)한다는 것 또한 확인했어요.

간단한 실험이지만 많은 통찰을 주는 것 같고 재미있네요ㅎㅎ

실제로 적용해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음식을 먹기 전에 눈을 감고 잠시 손을 모으고 있는 것 만으로도
음식 맛이 더 좋아 질 수도 있을 것 같고 말이지요ㅎ

결국은
뭔가를 하기 전에 치루는 간단한 의식이 ->
그 행동에 대한 우리의 내적 동기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게 핵심인데..

하기 싫은 일들, 특히 공부나 운동 전에 춤을 추며 가벼운 의식을 치룬다던가.. 해서 동기를 높이는 것도 해봄직 할 것 같고ㅋㅋ

수 많은 종교적 의식이나 왕에게 충성을 다지는 의식 같은 것들이 은근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효과를 발휘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물론 이것들은 연구해봐야 알겠지만요 ;)

그리고 의식 후에 짬을 잠시 두어 '기대'를 증폭시키는 것 또한 KEY라는 사실!

아 그리고 한가지 또 재미있었던 것은
이 연구에서 살펴본 의식의 효과는 '남이 하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자기가 직접 할 때만 나타났데요

여러분은 어떤 행동들에 대해 어떤 나름의 의식들을 가지고 있나요? :)
'그러고 보니 이런 게 있었어' 싶은 게 있다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