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다음주에 우리 아들 결혼식이 있어요. 항암치료를 좀 미루면 안될까요?”

“그래요? 결혼식 날짜가 언제이시지요?”

“8월 18일이에요”

“미리 이야기 하시지 그러셨어요 오늘 항암하면 그때가 백혈구 수치 떨어지고 컨디션이 가장 안 좋을 때 인데요. 음… 항암치료를 좀 미룹시다.”

“그래요 저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중요한 행사니까, 우선 결혼식부터 잘 치르시구요, 항암은 결혼식 다 치루고 나서 직후에 합시다.”

 우리나라 정서상 대부분의 부모는 애들을 시집장가 보내놔야 부모로서 내 할 도리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암을 진단받고 기대여명이 수개월 혹은 1~2년 밖에 안된다고 하면, 부모로서는 자녀들 결혼을 서두르는 경우가 흔히 있다.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빨리 식을 올리고, 애들 사는 것을 조금이라도 보고 부모로서 할일을 마치고 싶기 때문이다. 환자 입장에서도 자녀를 출가 시키고 나면, 아무래도 마음이 홀가분 해지기 때문에, 치료에만 전념하기에 더 좋아지는 면도 있다. 

약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3주 간격으로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데, 결혼식 당일에 최상이 컨디션이 되기 위하여 항암치료 일정을 미리 조정할 필요가 있다. 결혼이 인륜지대사인데, 결혼식 당일날 축하 하객들 앞에서 구토증상이 나거나, 열이 난다던가, 쓰러진다던가 하는 일이 생기면 안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자녀 결혼을 앞두고 있으면, 항암치료 일정을 미리 조정하는 것이 좋다. 완치 목적의 항암치료이어서 치료가 제때에 들어가야 하거나, 현재 질병상태가 좋지 못하여 항암치료를 미루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수 있겠지만, 생명 연장 목적의 고식적 (palliative)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대개 항암치료를 1~2주 정도 미룬다고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환자 상태마다 다 다를수 있으니, 담당의사의 확인이 필요하다. 자녀 결혼을 앞두고 있는 경우에는 담당의사에게 미리 이야기 하여 항암치료 주기와 결혼식 일정을 잘 맞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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