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장마가 계속되더니만 오늘부터는 다시 삼복더위가 극성을 부리거라는 일기예보이다. 주말을 보내고 출근한 월요일 진단검사의학 임상검사의 종합검증에서는 그동안 보지못했던 특이한 환자가 시선을 끌었다. 환자는 출생 8개월된 남자아이인데 2주 전부터 시작한 전신 가려움증으로 소아과로 내원했는데 옴(scabies)이란 감염병을 의심받고 확진을 기다린다고 하였다. 일반혈액 검사결과에서는 경증의 호산구증가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소견은 없었다.

옴이란 옴 진드기(Scabies mite, Sarcoptes scabiei var. hominis)에 의하여 발생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기생충 감염, 접촉성 피부질환이다. 옴 진드기는 "가려움 진드기"라고도 하고, 생활사를 살펴보면 암컷이 피부 표면에서 수컷과 교미한 후 곧 피부의 각질층에 굴(burrow)을 만들어 알을 낳는다.

옴에 걸리면 밤에 특히 가려운데 그 이유는 옴 진드기가 주로 밤에 활동하기 때문이다. 옴 진드기는 20℃ 이상의 기온에서 활동성이 활발해 더운 여름철 옴 환자 발생이 많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는 11월에서 4월 사이에는 환자수가 감소한다. 

과거에 옴은 전쟁이나 기아상태 등 열악한 생활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꼽혀「후진국 병」으로도 불리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옴이 증가하는 이유는 △의료진의 무관심과 경험 부족 △노인요양시설의 증가 △치료약물에 대한 내성 증가 등으로 인한 조기 진단과 치료의 실패 등이라고 한다.


 옴 진드기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암놈이 굴에서 알을 까고, 이 알들이 부화하여 유충(larva)이 되고, 허물을 벗게되면 미성숙형(nymph)으로 변한다. 숫놈이 파우치로 들어와 성숙형 암놈을 만나 교미가 이루어지면 알을 낳게되는 생활사가 이루어진다. 



● 임상증상과 피부소견

 옴 진드기에 감염되었을 때 보이는 특징적인 증상은 "여드름 같은 붉은 반점"(pimple-like, skin rash)과 함께 밤에 심해지는「엄청난 가려움증」(intense itching at night)이다. 이런 가려움증은 옴 진드기가 피부의 가장 겉 부분인 각질층 내에 굴을 만들고 진드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려움증이 옴으로 진단되기까지 4~6주간의 잠복기를 거쳐서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의 가려움증만으로 옴으로 진단되기는 어려워서 흔히 일반적인 알레르기로 초기에 치료하게 된다. 재감염의 경우에는 즉시 나타나기도 하고 처음부터 많은 수의 진드기에 감염되면 잠복기가 1주 내로 짧아질 수도 있다.




옴 진드기의 병소는 굴을 만드는 습성이 있어, 손가락 사이, 겨드랑이, 회음부나 엉덩이 사이에 주로 병소가 있고 일반인이 보기에는 붉은 알레르기 반점처럼 보이나, 전문가가 보며 굴의 선상 병소가 보이기도 한다. 굴이 시작된 부분에는 작은 살비듬이 있으며 옴 진드기가 있는 쪽에는 미세한 융기가 발견되고 굴 하부에서는 작은 물집 또는 고름이 형성되기도 한다.





● 국내 발병실태: 노년층서 급증, 80세 이상 여성 가장 많아
 
전세계적으로는 매년 3억명이 발생하는 흔한 질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2013년 7월 28일), 최근 5년 동안 옴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2011년 옴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43.2% 증가했는데, 즉 2007년 3만6,688명이던 환자는 2011년 5만2,56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노년층에서 옴 환자의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연령별로 인구 10만명당 옴 진료 환자수를 조사해보면, 80세 이상이 4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149명), 50대(115명), 60대(112명), 20대(105명) 등의 순이었다.

연령과 성별을 동시에 고려한 경우에도 노년층에서 옴 환자의 급증세는 눈에 띄었다. 이 경우 80세 이상의 여성이 48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80세 이상 남성(356명), 70대 여성(150명) 등의 순이었다. 인구 10만명당 환자수 증가폭을 연령별로 살펴봐도 노년층 옴 환자는 급증세를 보였다. 80세 이상 환자는 연평균 31.6% 증가했다. 이어 70대 20.2%, 60대 19.6%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옴이 1980년대 초반까지는 외래 환자의 10%에 육박할 정도였으나,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0.1%이하까지 감소되어서 이 질환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경우에는 진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 요양 병원과 같은 노인들의 집단 생활이 늘어나면서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환자와 노인 요양보호사, 간병인, 보호자까지 광범위하게 옴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노약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요양 병원과 같은 기관에서는 위생 관리에 더 철저히 해야 하고, 간병인이나 노인 요양 보호사에게 이런 질환에 대한 교육을 해서 이들에 의한 2차적인 전염을 예방해야 하며, 이런 노약자들이 있는 가정에서도 이와 같은 질환에 대해 이해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바로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1-10%의 감염율을 보인다고 했는데 이는 약 3억여명에 달하는 수치이다.

 ● 진단과 치료
진단은 특징적인 피부 병변의 분포와 가려움증, 옴 진드기 굴의 발견, 가족력 등이다. 검사실적 진단방법으로는 병변부위를 긁어(scraping) 슬라이드에 옮기고 KOH mounting 하여 현미경으로 옴 진드기 유충이나 알을 확인함으로써 확진한다. 가장 혼동하기 쉬운 질병은 피부염, 매독, 담마진, 피부 알레르기, 이나 벼륙 같은 체외기생충증이다.

 전형적인 환자에서는 전신에서 10-15개 정도의 진드기를 발견할 수 있고, 전염성이 강하고 증세가 심한 환자에서는 수 천개의 진드기가 발견될 수 있다. 이러한 옴 진드기는 1-2개월이나 오랜 기간 살 수 있고, 사람 몸을 떠나면 2~3일 이상 생존하기는 어렵다. 진드기는 50°C (122°F)에서 약 10분간 살 수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 치료와 예방
페르메트린(permethrin)이 가장 효과적이고도 선택적 치료제이다. 보통 취침 전에 전신에 발라주며 통상 8-14시간 약효가 지속하도록 하고 아침에 샤워를 한다. 증상이 가볍다면 한번으로 충분하지만 심할 경우는 7-14일 후 한번 더 발라준다. 이베르멕틴(ivermectin)은 증상이 심할 경우 주로 먹는 약으로 바르는 약과 같이 사용한다. 그러나 6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권장되지 않는다.


페르메트린보다는 효과적이지 못하지만 10 % 크로타미톤(crotamiton) 연고를 2일간 연속해서 밤에 바른 후 마지막 바른 시점에서 24시간 후에 닦아내는 방법도 있다. 국내에서는 유락신(Uracin, 녹십자) 일반연고로 나와 있다.

 1 % 감마벤젠 헥사클로라이드(gamma benzene hexachloride) 연고는 자기 전에 얼굴을 제외한 전신에 바르고 6시간 후에 씻어 내며 1주일 후 한번 더 반복적으로 치료한다. 아무튼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주일 내에 호전된다. 수주 또는 수개월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이차 세균감염으로 인한 농가진, 농창, 종기, 연조직염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 두드러기, 동전 모양 피부염도 발생할 수 있다. 

 예방책으로는 개인위생(personal hygiene)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접촉했을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깊게 살핀다. 환자의 가족 및 환자와 접촉이 있었던 사람들은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동시에 치료 받아야 한다. 치료해야 할 또다른 이유는 잠복기가 4-6주로 길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옴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 후 빠르면 1주 이후부터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끼나, 수개월 동안 옴 진드기가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내의 및 침구류를 삶아서 빨거나 다림질한다. 피부에 바르는 약제를 사용하는 동안 침구류 및 내의는 같은 것을 사용한 후 세탁하고 3일간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옴 진드기가 사람을 떠나서도 1-2일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7월 28일]

[참고]  옴 라는 용어는 "가려워서 긁는다[scbere (=scratch)]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치료방법을 가장 자세하게 소개한 사이트 http://www.wikihow.com/Cure-Scab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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