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0.23 수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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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줄 파열에도 수술 못하겠다는 환자

트니스 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좀 씁쓸했던 환자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수개월 전 남자분이오셨습니다. 목도 뻐근하고 어깨도 아프다는게 주증상이었습니다. 대략 2년전부터 증상이 생겼는데 병원오기 1~2주전부터 증상이 아주 심하졌다는 겁니다.

진찰을 해보니 목~어깨 주위 근육도 많이 뭉쳐있고 우측 어깨는 움직임시 통증도 심하고 가동범위도 아주 많이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회전근개와 주변 근육 힘줄에 탈이난게 확실한거 같아서 검사를 좀 하자고 하니.... 환자분이 거절을 하십니다.

나 : 어깨 관절을 안정시켜주는 힘줄에 문제가 생긴거 같습니다. 검사를 꼭 받으셔야 겠어요.

환자 : 아니요 그냥 약이랑 물리치료만 할래요....

나 : 상태가 많이 안좋으신데.... 이정도면 약이랑 물리치료로 큰 호전이 없을거 같습니다.

환자
: 그냥 우선 약이랑 물리치료만 할께요

환자분의 증상이 심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으셔야 할거 같은데 환자분이 워낙 완강하게 고집을 피워서 어쩔 수 없이 원하시는대로 약을 처방해드리고 물리치료를 받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한달여가 지나고.....


나 : 좀 어떠세요?

환자 : 계속 똑같이 아파요..... 그냥 검사 받을께요.


제 예상대로 약과 물리치료만으로는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X-ray와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회전근개 중 하나인 '극상극'이 완전파열 소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단사진 : 왼쪽 어깨의 극상근으로 '새 부리모양'으로 잘 유지
하단사진 : 우측 어깨의 극상근은 '새 부리모양'이 사라져있다. 우측 극상근 완전파열 소견

극상극보다는 좀 낫지만 이두근의 장두에도 염증이 심한 소견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좌측 사진은 이두근 장두의 단축 사진으로 노란 원 안의 흰색은 이두근 힘줄이고 주변의 검은색은 힙줄집에 생긴 염증소견


나 : 환자분... 상태가 안좋은데요? 어깨 힘줄 하나가 완전히 끊어져 있어요

환자 : 그래요!!!??????

나 : 연세가 그리 많지 않으시니 수술을 고려해보셔야 겠어요.

환자 : 수술 꼭 해야 하나요? 여건상 수술 못할거 같은데요.....

나 : 수술 이외에는 끊어진 힘줄을 붙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나이도 젊으시고 하니 앞날을 생각해서라도 수술을 받으시는게 좋을거 같은데요?

환자 : 그래도 못할거 같네요....


환자분이 수술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문제'였습니다. 대학을 앞둔 자녀와 곧 고등학교 입학하는 자녀가 있어서 잠시라도 일을 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환자분의 나이가 40대 후반이었고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하고 있어서 앞날을 생각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판단되었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나 : 그러세요.... 휴.... 그럼 우선 증상을 가라 앉히고 보존적인 치료를 해볼께요.

환자 :  네 그렇게 해주세요...... ㅜㅜ


환자분이 진료실을 나가고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렸을때는 몰랐는데 나도 이제 가장이 되어보니 참 많은 것을 희생하며 살아가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괜히 우울해지더군요.

며칠 후 환자분이 다시 오셨습니다. 어깨 통증은 많이 감소하고 밤에 잠못자던 통증도 거의 없어지셨다는 다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리고 앞날(?)을 생각해서 어깨를 적게 쓰는 업무로 바꾸셨다는 이야기도 해주십니다. 대신 쪼그리고 않는 일로 바꿔서 무릎이 조금 아픈거 같기도 하시길래 목욕탕용 의자 같은거라도 꼭 받치고 앉으시라 신신당부를 하였습니다. 어깨는 좋아졌는데 무릎이 다시 아프면 안되니까요...

이 세상의 가족을 먹여살리는 모든 가장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자기 몸도 좀 돌보면서 일합시다~!!!

유부빌더  sjgenius09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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