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액과 설탕 관련한 검색으로 이 블로그를 찾으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데요. 그 와중에 어떤 효소액 관련 동호회에서 다양한 제품의 품질 검사를 의뢰한 데이터를 동호회 카페와 블로그에 올려 놓으셨더군요. 그런데 대부분 제품 속 총세균수, 유산균수, 효모수가 너무 적더군요. 보통 10^2 내지 10^3 (CFU/ml)수준이었고 어떤 것은 10^4 CFU/ml 정도 되더군요.(CFU는 그냥 마리 수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자, 그럼 효소액은 발효액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물론 이 답은 매우 어려운 것이고 정확한 기준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만, 이렇게 설명을 해보죠. 미생물은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조건만 맞으면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자랍니다. 보통 세균의 경우 조건만 맞으면 ml 당 1천마리에서 1억마리 (10^7에서 10^8 CFU/ml) 정도까지도 쉽게 자라죠. 그러니까 ml당 1천마리 (10^3)면 일반 사람들이 느끼기엔 세균이 엄청 많다고 보일지 몰라도 사실 10^7의 1만 분의 1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라는 거죠.

시판하는 우유를 보통 시유라고 부릅니다. 원래 우유는 그냥 먹으면 안되고 살균이나 멸균을 하게 되어 있죠. 살균은 유해한 균을 죽인 것이고 멸균은 그냥 싹 다 죽여버리는 것입니다. 제조일을 표기하고 있는 서울 우유의 유통기한이 대략 11일 정도되는데 이런 우유는 모두 살균 우유입니다. 멸균 우유는 유통기한이 6주 이상으로 훨씬 길죠.

그런데 살균한 시유의 신선도 규격은 총세균수가 ml당 4만마리 (4 x 10^4 CFU/ml) 입니다. (2만마리로 바꾼다고 했었는데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 이야기는 무려 살균을 했음에도 ml 당 10의 4승 이하의 세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우유를 발효 식품이라고 부를 수는 없죠. 냉면 육수의 세균 기준은 무려 1백만 (10^6) CFU/g 입니다. 그러므로 10의 3승에서 4승 수준의 미생물이 있다고 효소액을 발효식품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것도 몇 달씩 두었는데 그 정도라면 미생물이 생육할 환경이 못된다고 봐야겠죠. 물론 일부 젓갈 같은 경우 발효 초기에 균수가 높다가 나중에 감소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만 효소액의 경우는 그렇게 보기 어려울 듯 합니다.

물론 거의 모든 효소액에서 대표적 위생 지표인 대장균이나 식중독균인 살모넬라는 음성인 것으로 보아서(이 역시 미생물이 생육할 환경이 안된다는 증거일 수도!) 마시면 안되는 음료는 아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발효액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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