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고스피어에 금연 관련 포스트가 눈에 띄게 많이 보입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Say No 캠페인 영향이 커 보입니다. 저 역시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고요. 넓게 본다면 새로운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건강 증진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캠페인 이름이 Say 'No' 일까요? 싫다고 분명히 말하라는 의미가 함축된 것인데 캠페인 홍보 및 홈페이지에 보면 특정 상황에 있어 흡연자에게 싫다라고 이야기하란 취지가 담긴 것 같아 보입니다.


일전에 블로그 댓글로 혜란님이 Say No 캠페인은 담배 피우는 사람을 압박하는 정도가 심해 마치 싸우자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겠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얼마 전 가족들과 한 식당에 갔었는데 아이들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조차 흡연을 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Say No 라고 했을까요? 조촐하게 모여 생일 케익의 초를 끄는 동안 그 테이블에 앉은 분들은 저희를 위해 박수를 쳐주셨는데 제가 거기에 '담뱃불이나 꺼주세요'라고 말하면 정말 싸우자는 것이 되겠죠. 그래서 사실 저도 말 못했습니다.

살다 보면 싫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흡연에 대해 비흡연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에는 많은 분께서 공감하실 것입니다. 흡연이 남에게 피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담배를 피울 때가 많이 있으니까요. 저 역시 흡연하는 동안 그렇게 살았습니다. 또 이렇게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함으로써 흡연자에게 금연 압력을 가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싫다'라는 표현은 비흡연자가 흡연자에게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지금 Say No 캠페인의 내용과 약간 다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캠페인이 잘못되었단 이야기는 당연히 아닙니다.)

Say No가 금연에 있어 중요하게 이야기 된 것은 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1989년 의학저널 Adolescence에 발표된 '청소년 흡연 양상에 있어 친구들의 영향'(Peer Group Influence as a Factor in Smoking Behavior of Adolescents) 이란 논문을 보면 Say No란 이야기가 나옵니다. 1980년에 있어서 청소년의 흡연률이 상승하게 되었는데 흡연하게 되는데 영향을 미치는 인자 중에 친구(동년배)의 영향과 압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때문에 흡연을 권유할 때 '싫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게 쉽게 됩니까? 그 때나 지금이나 자칫 잘못했다가는 왕따되는 것은 비슷할 겁니다. 때문에 금연 프로그램이 한 개인에게 맞춰질 것이 아니라 그룹을 대상으로 금연 프로그램을 돌려야 한다는 발상이 생긴 것입니다. 지금의 Say No캠페인 광고에서 보여주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만, 어찌 되었든 금연을 시작하려는 흡연자를 위해서라도 이런 캠페인이 필요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 집단을 대상으로 한 금연 압력은 충성스러운 흡연자들에게 반발을 만들기도 합니다.

성인이 되고 나면 주위 흡연자들에 의한 흡연 권유를 쉽게 물리칠 것 같지만, 매일 습관적으로 함께 흡연을 해왔다면 꼭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특히 우리 문화에 있어 '거절'은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 있기 때문에 권하는 담배를 그냥 물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 사내 금연 캠페인으로 "저는 지금 금연 중입니다"란 명찰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금연 실천에 있어 주위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죠.

블로그를 통해 주위의 도움을 받고 실천 의지를 다질 수도 있습니다. 금연 하는 방법에서 언급 했듯, 금연을 계획하고 실천할 때 주위에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선언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을 더 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블로그나 미니홈피등에서 글을 써 선언하는 것도 같은 효과를 가진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전 헬스로그 금연 이벤트에서 언급했듯이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금연 사실을 블로그에 알리고 금연 시간을 알리는 위젯(카운터 적용 사례 보기)을 달고 금연 실천을 하기도 합니다. (기념일 카운터 위젯 설치)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금연을 블로그등을 통해 선언한 분들간 교류로 금연 의지를 더 확고히 하고 금연 실천 압력을 서로 주는 방법도 오프라인에서의 금연 모임과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전 헬스로그 금연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 중 블로그를 통해 금연을 선언하신 분들은 헬스로그의 이벤트를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추후에는 좀더 세련된 금연 네트워크도 만들어보고 싶네요.

이런 행동들은 기존의 금연 방법과 그 본질적인 내용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금연을 위해 블로그를 개설할 필요는 없지만, 블로거분 들 중에 금연을 실천하겠다고 하신다면 블로그에 선언하시고 날짜 카운터 위젯을 걸고 금연을 실천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국 흡연을 하고 싶어 하는 내 자신에게 Say No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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