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위저드 베이커리
 

작가 구병모
출판 창비
발매 209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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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제목을 보고 판타지 소설이겠거니 싶었다. 마법사가 빵집을 하면서 뭐 이런 저런 마법을 부리겠지.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했던 판타지 소설은 아니었다.

빠져나갈 곳이 없는 절망 속에서 빠져나가고 싶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정말 누군가에게 빌고 싶어진다. 시간을 돌려달라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렇게 멍청한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아니, 되돌릴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있다. 바로 위저드 베이커리.

소설의 결말이 두 가지였던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그렇게 선택에 따라 달라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절망을 넘어 희망과 치유의 길을 제시했지만, 그마저도 완벽하지 않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는데,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가 살아온 모든 것, 살며 즐거웠던 기억들을 모두 버리고 돌아갈 용기가 날 수 있을까.

제 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답게, 문장과 구성이 뛰어나다. 그리고 일단 재미있다. 시시콜콜한 중고등학생의 성장일기가 아니어서 더 좋았다. 어떤 면에서는 ‘청소년소설에 이렇게 자극적인 내용이 들어가도 괜찮은 건가?’ 싶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우리나라 청소년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위저드 베이커리. 읽으면서 즐거웠고, 읽은 후에 생각이 깊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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