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경제학의 거짓말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신자유주의로 표현되는 주류경제학의 발악적인 몸부림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주류경제학을 비판할만한 대안경제학 또는 다른 경제학들은 이제껏 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일까?  그것은 주류경제학을 내세우는 경제기득권층이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활용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만큼 우리는 딱딱하고 비인간적이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제학의 프레임에 다가설 용기조차 없으면서도 철저히 활용당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경제논리에 대한 고민은 인간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대학자들이 인간의 성선설 성악설을 고민했던 때부터 주류경제학이 인간의 이기심이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전제까지..  인간의 본성은 끝없이 고민되면서도 마땅한 답이 없이 끝없이 활용되기만 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지 않다'는 답이다.  그것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인간의 본성이 시장이라는 공간을 만나면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는지는 이 책을 통해 깨달아갈 수 있다.  그리고 주류경제학이 말한 인간의 이기심이 결국 이런 파국에 가까운 위기를 만들어냈으니, 이 책이 말하는 시장의 원리를 만난 인간의 본성은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경제학이라고는 하지만, 편하고 재밌게 풀어쓴 책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읽기 편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경제학 원리와 법칙을 편하게 설명하면서 주류경제학의 오류를 짚어나가는 과정은, 여전히 주류경제학이 지배하는 이 사회에 대한 의문과 답답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설령 주류경제학의 원리가 좀 더 탄탄하다 가정하더라도, 단 하나의 경제논리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고 운영의 기반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된다.  세상은 다양한 것들의 종합이라 하지만, 경제학만큼은 그렇지 않았음이 신기해질 따름이다. 

대안의 시스템으로서 협동조합과 생태경제가 제시된다.  협동조합에 관하여는 개인적으로도 몇몇의 글을 통해 접해보았지만 여전히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에밀리로마냐나 프랑스의 퀘벡, 그리고 베네주엘라의 차베스가 가난한 인민들의 경제력을 위해 추진했던 협동조합을 생각하면 협동조합은 분명 현재의 극심한 자본불평등 시대의 막강한 대안임에 틀림없다.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도입되는 협동조합 체제인데, 협동조합 기본법이 통과되었다 한들 대기업 자본가들의 불평과 은행권의 자본순환 구조환경에서 쉽게 정착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미 일부 생협의 대형화에 수익배당과 경쟁체제도입등의 본질에 어긋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비판이 첨예한 것과 같이 협동조합의 순수성이 우리나라에 도입됨으로서 본질이 흐려지지는 않을까 하는 점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협동조합은 공동출자를 통해 장기간의 기다림을 통해 서서히 이윤을 내는 방식인데, 이를 또다른 대박사업과 같은 대안으로 받아들여 섣불리 덤벼드는 현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다르긴 하겠지만 벤쳐열풍과도 같은 왜곡이 일어나지 않도록, 초기단계인만큼 차분히 지켜볼 필요도 있겠다.

생태경제는 여전히 첨예하다.  반자본을 내세우는 방식의 생태경제도 있지만, 패러다임 자체는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 MB식의 녹색분칠도 생태경제의 한 모습이다.  자본력으로 쌓은 기술로 생태공존을 추구한다는 보수경제론자들의 생태경제는 무척 망상적이긴 하지만, 인류의 삶을 지금과 같이 유지케 하거나 비슷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형태의 생태경제론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이다.  과연 지금의 인류는 어디까지 포기해야하고, 세대를 거쳐 인류의 역사는 얼마만큼 후퇴하고 양보해야 하는가가 가장 큰 화두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한성안 교수의 '상식이 그리운 시대, 인문학으로 풀어보는 블로그경제학' 이라는 책과 존 벨라미 포스터의 '환경주의자가 알아야 할 자본주의의 모든 것'을 같이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을 읽은 뒤, 사회의 다양한 관점에서 베블런의 진화경제학을 대입해보는 한성안 교수의 책과, 자본과 환경은 어떻게 타협점을 찾을까 하는 점에서 존 벨라미 포스터의 책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순서를 반대로 읽으니 물살을 거슬러 올라온 느낌인데, 그래서 그런지 주류경제학에 대한 비판과 경제학의 원리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오는 면도 있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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