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야구하다 골병든 환자 이야기 ( 종아리 비복근 파열, 무릎 내측측부인대 손상) (1/2)

이어서....

나 : 안녕하세요? 어 근데.... 다시 아프세요?
남자 : 저 그게... 종아리가 아픈게 아니라.... 다른데가 아파서요
나 : 네? 어디가 아프신데요?
남자 : 지금은 무릎이 아파요 ㅜㅜ

종아리 근육(비복근)이 다쳤던 이 남자분은 1개월간의 치료 후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셨다고 합니다. 1달만의 복귀 경기에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주루 플레이를 하면서 슬라이딩을 했는데 그때 무릎이 꺾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로 실려나와서 집에서 얼음찜질 하다가 병원에 오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보니 무릎 내측에 심한 압통과 붓기가 있었습니다. 슬라이딩 하면서 무릎이 바깥쪽으로 꺽였다1는 걸로 봐서는 내측 측부인대2 손상이 의심되었습니다.

나 : 우선 x-ray를 찍구요 무릎 관절과 인대는 초음파로 좀 봐야 할거 같아요.
남자 :  네 그렇게 할께요...


우선 X-ray 검사상 문제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초음파 검사 결과였습니다.


예상대로 내측 측부인대 손상이 의심되고 있었습니다.3 문제는 십자인대나 반월판 연골같이 초음파로 정확히 확인이 불가능한 구조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무릎 관절내 혈액이 고여있는 소견은 없어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다른 구조물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나 : 우선 무릎 안쪽을 지탱해주는 인대가 다쳤습니다. 무릎이 꺾이면서 다친걸로 보이네요.

남자 :
심각한가요? ㅜㅜ

나 : 음... 사실 중요한건 초음파로 보이지 않는 십자인대나 반월판연골 등이 동반 손상되었느냐에요. 만약 다른 구조물이 안다치고 지금 보이는 내측 측부인대만 약간 손상된거라면 주사와 약물, 그리고 물리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습니다.

남자 :
만약 십자인대 같은게 다쳤으면요?

나 : 만약 그렇다면 수술을 하셔야 할 수도 있겠지요. 근데 그런 구조물이 다쳤다고 무조건 수술하는건 아니거든요... 우선은 보존적인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볼께요. 무릎 내축의 통증이 감소했는데도 무릎이 계속 불편하면 그때는 MRI를 촬영 하셔야 해요.

남자 :
네,.... 그럼 당분간 운동은 못하겠죠? ㅜㅜ

나 : ^^;;;;;;;;;;;;;;;;;; 운동을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오늘도 무릎부위에만 살짝 반깁스를 해드릴 거에요. 운동은 당분간 못하세요....

남자 :
네...... ㅜㅜ

다쳐서 다시 검사를 받고 만에하나 수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와중에서 운동을 할 수 없냐고 물어보실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이었지만 몸과 관절을 생각해서 당분간은 운동을 피하고 쉬는게 좋으실거 같다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이분의 경우 다행히 약 1개월 반 가량의 주사와 약물, 그리고 물리치료를 하고나서 통증이나 불편감이 없어졌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MRI 촬영은 필요 없다고 판단되어 시행하지 않았고 현재는 본인이 좋아하는 야구를 조심스럽게(?) 즐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병원에서 통증 진료를 보다보면 소위 말하는 '생활체육'이 '전투체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뭐든 '과한것' 이 문제입니다. 과하게 운동을 안하는 것도 분명 문제이지만 과하게 운동하는 것도 안하는것 만큼 문제라는 것이죠.

아프면 우선 쉬세요. 그리고 전문가를 찾아 가세요. 그럼 심각한 문제는 피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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