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과 함께 가장 많이 보급되는 IT관련 기기는 단연 태블릿이다. 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크고 미디어를 소비하기 좋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갤럭시탭,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와 같이 다양한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크기의 좋은 태블릿들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과 같은 크기이면서 책의 역할을 대신하는 전자책 기술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미래의 책을 대신하는 태블릿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들은 책의 미래를 상당부분 바꾸게 될 것이다. 현재 전자책 리더의 경우 범용으로 이용되는 태블릿PC 종류들을 제외하면 아마존의 킨들(Kindle)로 대별되는 전자잉크(eInk) 리더가 대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스24, 알라딘 등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크레마(Crema)나 교보문고의 샘(Sam) 등이 전자잉크 기술을 이용한 전자책 리더들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전자잉크 기술들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고 있는 것은 OLED로 대표되는 얇으면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전자책들이다. 컬러를 표현할 수 있고, 동영상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책을 읽고 다양한 범용 미디어를 같이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태블릿들이 앞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기술은 기존의 전자잉크처럼 전력의 소모가 낮고, 햇빛이 있는 야외에서도 잘 보이면서도, 컬러를 표현할 수 있는 차세대 전자잉크 기술인 전자종이(E-Paper) 기술이다. 기존의 LCD와 유사한 방식으로 디스플레이를 하면 컬러와 동영상 표현이 자유롭고, 반사모드로 전환하면 훨씬 적은 에너지만 쓰면서 눈에 피로도가 거의 없는 전자잉크와 유사한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기존의 LCD나 OLED 방식의 디스플레이보다 몇 배 이상 적은 전력에서 오래 쓸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볍고 저렴한 기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현재 픽셀키(Pixel Qi)라는 미국의 스타트업과 퀄컴의 미라솔(Mirasol) 디스플레이 기술이 전자종이 기술로 분류되고 있는데, OLED 기술과의 경쟁이 앞으로 기대된다.

그 밖에도 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책을 읽는 경험을 선사하는 그런 ‘책의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중요해질 것이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인 IDEO 에서는 2010년 미래의 책과 관련한 컨셉 비디오를 공개한 바 있는데, 여기에서 소개한 ‘책의 미래’에 대한 경험은 3가지 형태로 표현되었다.

첫째는 비판적 참여가 강화된 미래의 책이다.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참고자료들, 그리고 단위 주제 별로 생생한 대화를 유도하면서 책이 원래 가지고 있는 의미와 지식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정보들을 쌓아 올리면서 지속적으로 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책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도 기록되고, 미래지향적인 지식의 협업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개념은 참여를 중시하는 SNS연동형 책이다. 책의 저자가 전문가적인 지식을 제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독자들이 책에서 꼭 읽어야 하는 부분을 공유하거나, 자신들의 감상 등을 남기고 공유하는 형태이다.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북클럽(Book Club) 기능이 결합된 것과 비슷하며, 다양한 연관지식이나 토론, 구매와 리스트 정보 등을 동료나 친구들과 공유하고 서로 배우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제시된 개념은 책과 게임, 영화 등의 요소가 결합한 책이다. 책은 언제나 순차적으로 읽는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게임과 유사한 장치들을 포함하고,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입체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책으로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특히 현재의 실제로 독자가 있는 위치나,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와의 소통, 그리고 사용자들이 직접 스토리라인에 기여를 하거나 구성의 변화를 유도하는 등의 새로운 콘텐츠 변형이 가능하도록 하면 책을 들고서 여행을 하거나, 물리적인 게임에 참여를 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앞으로의 책의 개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수천 년을 이어온 책과는 무척이나 다른 방향으로 발전될지 모른다. 미래의 책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일방적으로 전달되기 보다는 변형이 가능한 유연한 디지털 포맷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 독특한 지식 플랫폼이 될 것이다. 아래는 IDEO의 '책의 미래'와 관련한 동영상 클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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