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아파트 경비를 하는 아저씨(60대 이상, 70대)가 많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경비 근무가 24시간 근무, 24시간 휴식으로 이루어 지나 봅니다.
 
복통이 심해서 응급실에 온 60세 남자환자의 진단이 담도담석과 담도염이어서 담관내시경시술로 담석을 제거하자고 하여도, 당장 내일 출근하지 않으면 해고가 된다고 일단은 24시간 근무를 하고 올테니... 그 다음에 수술/시술을 하자고 하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제 전공이 소화기내과이고 그 중에서도 담췌관질환이 세부전공이기는 하지만, 지방대 병원이고 제가 시술/수술을 좋아하기에 위암/대장암 내시경 절제도 많이 하다보니... 위암으로 내시경절제를 해야하는 환자가 오늘 시술을 하고 내일 출근을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경우를 종종 만납니다.
 
십중팔구 이야기를 해보면, 아파트 경비를 하시는 분들이더군요.
 
오늘도 내시경 절제를 하고 내일 퇴원을 해야하는 아저씨가 저녁 10시에 급하게 퇴원을 하는데... 내일 아침에 교대를 위해서 구요... 내일 위암으로 내시경절제를 크게 해야하는 아저씨도 2일 뒤에 출근을 안하면 해고가 되기에 내일은 제 일정이 없는 날인데 어떻게 내시경실에 끼어 들어가 시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워낙 불친절한 의사이기는 하지만... 생계가 걸린 분들의 사정을 안들어드릴 수는 없어서 제 시술/수술 일정이 엉망이 되다보니, 덩달아 간호사들이 힘들다고 오늘 하소연을 하여 지금까지 달래다 왔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입원과 퇴원을 하는 경비아저씨들이 모두 다 인간성이 좋지는 않다보니, 또 간호사들은 힘들어 하더군요...
 
아파트 주민 입장에서도 많은 비용을 경비요금에 부담할 수는 없으니 이해는 되지만, 조금 사정을 봐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듭니다. 저나 여러분이라 나이가 들어서 다른 선택이 여지가 없다면 수위를 하는 것도 그나마 건강하니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서로 조금 배려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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