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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 그건 저희 탓이 아닙니다.
의사 블로거인 Dr. Rob의 블로그 Musings of a Distractible Mind(흔들리는 마음의 명상)에 포스팅 된 It's not our Fault. 를 소개합니다. 이전에 국내 언론에서도 이 블로그의 글이 소개된 적을 정도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환자-의사 '좋은 관계' 맺는 6가지 법칙) 헬스로그에서는 그 후속 포스트인 '환자가 지켜야 할 6가지'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오늘 포스트는 Dr. Rob이 자신의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요약 및 국내 상황에 맞게 번역되었습니다. 혹시 기사를 작성하시거나 연관 글을 작성하실 때에는 대강 뜻만 통하게 번역한 수준이니 원문을 꼭 확인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photo by saramariaaa

친애하는 환자분들께

오늘도 제 진료실과 병원에서 많이 당혹스러우셨죠. 전화 문의로 해결하고 싶으실 때도 있는데 오라고 하고, 누가 대신 와서 처방전만 가져가고 싶은데 그렇게 못하며, 병원에서는 환자분 대신 차트나 모니터만 열심히 쳐다보고, 환자보다는 돈이 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것은 저희 잘못이 아닙니다.

저와 여기 근무하는 직원 모두 이 이상한 의료 시스템에 종속된 한 부분으로 여러분께서 힘드신 것처럼 저희도 일하기 참 힘듭니다. 그런 이유를 몇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항상 직접 방문하라고 하는 것에 대해

때로 간단한 문제나 상담을 위해 전화나 이메일을 이용하고 싶으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주 간단한 것들은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만약 간단하지 않은 건강 상태에 있어 전화 상담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의료계는 수 많은 소송으로 휩싸여 있습니다. 환자분을 뵙지 않고 약을 처방하는 것이 직접 보고 처방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원칙적으로 직접 오지 않은 경우 처방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2. 할인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만약 본인 부담금을 할인해주거나 받지 않고 보험 청구한다면 여러분은 저를 매우 칭찬할 것입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정부 방침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그렇게 한다면 사기꾼이란 소리를 들을 겁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무료 진료를 빙자하여 환자를 모집하여 보험 공단에만 청구한 병원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 환자 유인 및 건보 재정 악화 면에서 비판이 있습니다.)


3. 차트나 모니터만 보는 것에 대해

왜 그렇게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이 차트에 매달려 서류작업을 하는 것일까요? 환자를 눈 앞에 놔두고 말이죠. 이게 더 나은 의료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저나 저희 동료들, 많은 의사들이 과중한 차트 업무/서류 업무가 진료를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하지 않은 것은 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또 빨리 많은 환자만 보겠다고 기록을 게을리 하거나 소홀히 하면 환자분이 다른 진료를 받을 때나 추후 다시 진료가 필요할 때 자료가 남지 않게 됩니다.


4. 수익에 대해 집착하는 것에 대해

의료의 발달, 노인 인구 증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의료의 접근성 증가 등의 다양한 이유로 전반적인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고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되어 악화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보험 청구가 항상 원만히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때로는 청구하더라도 돈을 받지 못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의료가 과거처럼 진료 중심의 의료가 아닌 경영 중심의 의료로 변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그러고 싶지 않고,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현실은 이 역시 비즈니스라는 것이죠.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드립니다.


5. 병원에서 자주 뵙지 못하는 것에 대해

(원문에서는 office 에서 입원시킨 환자를 hospitalist가 보는 것, 또는 전원 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외래 진료를 봤던 의사가 입원해서도 자주 찾아줬으면 하실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큰 병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경우 업무 분담이 이뤄져 있기도 합니다. 대학병원의 경우 항상 주치의를 찾으시지만 대부분 전공의들이 달려가기 때문에 불만이 많으시기도 합니다.)


6. 편집증 환자처럼 구는 것에 대해

왜 응급실에 오면 물어본 것을 또 물어보고 또 물어볼까요? 진료 과정 곳곳에 중복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또 조금 문제가 있을 것만 같으면 진료실에서 응급실로 가보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죠. 밤에 응급실에 통증을 호소하며 마약성 진통제를 찾으면 범죄자 보듯이 하기도 합니다. 왜 그러냐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송 때문입니다. 소송은 의료 전반에 걸쳐 만연해 있습니다. 이제는 당연한 문화로 보입니다. 때문에 방어진료가 아주 익숙해졌습니다. 달리 이야기하면 항상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일은 피한다는 것입니다.

응급실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마음대로 주면, 저희는 면허를 박탈당합니다. 더 하면 징역을 살수도 있겠죠. 의료의 영역은 매우 위험한 비즈니스입니다.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모든 불편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분명 더 좋은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활발히 논의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불편을 야기하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의사와 환자의 개입은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정치가, 공무원, 보험공단, 보험회사, 심사평가원과 같은 곳이 이런 원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환자와 의사만 아웅다웅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되십시요.

Dr. Rob 드림.

Souce : It’s not our Fault - Musings of a Distractible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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