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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수의기생충학회의 내용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혀 먹는 기생충, 혹은 기생충 갤러리의 여신으로 불리는 시모토아 엑시구아에 대한 재미난
연구 결과가 발표 되었다.(Nico smit,http://www.researchgate.net/profile/Nico_Smit2/)
엑시구아는 유명세에 비해 생태나 기능적 측면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재미난 기생충이다. 대체로 시모토아 같은 기생충 갑각류는 세계
모든 바다에서 널리 발견되지만, 온대 지역의 시모토아는 숙주 특이성(기생할 숙주를 고르는데 덜 까다롭다는 이야기, 즉 다양한 물고기를 가리지
않고 감염시킴)이 낮은데 반해 열대 지역의 시모토아는 숙주 특이도가 높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졌던
시모토아의 성생활이 흥미롭다. 시모토아는 암수 성별을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데, 이런 특성을 백분 활용해 짝짓기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성선택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쟁을 줄였다. 어느 성별의 시모토아가 물고기를 감염시키던간에 혀에 도달해 감염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암컷이 된다. 이미 혀에 감염된 물고기에 또 다른 암컷이 도달한다. 그렇다면 하나 밖에 없는 혀를 놓고 경쟁하는 대신 두번째로 도착한 암컷이
수컷이 되어 짝짓기를 한다. 이렇게 짝짓기를 마친 암컷과 수컷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어린 시모토아가 이 물고기에 도착한다. 제일 늦게 도착한
어린 시모토아는 수컷으로 변화한다.

보통 이런 경우라면 다른 생물들의 경우에는 삼각관계가 형성되면서 피 터지는 싸움이 시작되겠지만
시모토아는 그렇지 않다. 마지막 수컷은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자기 차례란 앞서 혀 자리를 차지하고 알을 산란하던 암컷이 죽는
시점을 이야기 한다. 암컷이 죽어 혀 자리가 비면 수컷으로 변해있던 어린 시모토아가 빈자리를 차지하고 암컷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또 다른
수컷(혹은 암컷)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즉 시모토아의 경우에는 암수 한쌍 이상의 개체가 같은 숙주 안에 존재하더라도 암컷 쟁탈전을
통해 자원을 소모하는 대신 암수를 자유자재로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해서 차례를 기다리며 짝짓기 성공 확률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 사실
혀의 기능을 대체한다는 이야기 보다 시모토아의 섹스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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