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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 죽음 앞에서 삶을 회고하다


Elizabeth Kubler-Ross는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심리 변화를 5단계로 정리했다. 1단계는 충격과 부정, 2단계 분노, 3단계 타협, 4단계 우울, 5단계에서는 죽음이 다가온 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단계다. 이 심리변화는 죽기 전에 얼마간의 시간이 남았음을 알게 되는 암환자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다.



보편적인 심리반응이지만 사람마다 이런 단계를 얼마나 빨리 정리하고, 인생을 의미 있게 마감하는가는 너무나 다르다. 때로는 부정만 하다가 원망 속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남은 시간을 감사한 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하며, 자신의 흔적을 정리하기도 한다.



랜디 포시는 확실히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매우 특별한 사람으로 우리 곁에 남아있다. 이 책을 쓴 이유가 ‘다친 사자라도 여전히 으르렁거릴 수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아이들의 아버지로써, 남편으로써, 존경받던 대학의 교수로써 어떻게 인생을 정리할 것인가가 랜디 포시의 인생에 있어 마지막 과제였던 것이다.





그는 책과 강의 동영상으로 우리의 곁에 남았을 뿐 아니라, 그의 가족에게도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단지 암에 걸린 수병기와 간병기를 썼다면 마지막 강의는 지금과 같은 감동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암이 날 개성 있게 만들지는 않아’라고 했던 랜디 포시의 말처럼 그는 책과 강의에서 삶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정의하려고 애썼다. 특히 아이들에게 유용한 이야기를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듯, 평범하지 않은 인생 마지막을 장식한 랜디 포시지만, 그 역시 인간으로써 죽음을 앞두고 괴로워했다.



아무리 포장을 잘해도, 때 이른 죽음은 슬프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버지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하며 샤워 중에 남몰래 울고,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을 것이다. 내년 아내의 생일에는 함께 할 수 없고, 다음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어떻게 우울하지 않을 수 있겠나?



‘내 CT를 보면 간에 약 열개의 종양이 있고...’라며 강의를 시작한 그는 청중에게 자신의 병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불과 몇 개월 전 ‘내 목표는 살아서 병원 팸플랫에 등장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다. 큰 수술과 힘든 항암치료 후에도 암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전신으로 퍼져갔다. 영화로 치면 주인공이 죽게 되는 슬픈 영화에 해당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해피엔딩을 선호하겠지만, 그의 영화는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해피엔딩 영화에서는 깨달을 수 없는 죽음을 수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죽기까지 얼마나 남았을까요?’ 수술과 항암치료가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랜디가 자신의

주치의에게 한 질문이다. ‘아마도 석 달에서 여섯 달은 좋은 건강을 유지할 것입니다.’ 랜디는 이 답변이 모든 의대생들이 봐야할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디즈니랜드가 8시에 문을 닫지만 직원에게 물어보면 ‘8시까지는 열려있어요’라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답변을 하는 것처럼 암환자에게 있어 시한부 인생을 선언하는 의사의 표현에 따라 긍정적인 부분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의 엔딩이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그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몰두하기 시작했다. 마트에서 두 번 계산된 영수증을 가지고 환불하는 시간이 아까워 환불하지 않았을 정도로 시간을 절약하려고 애썼고 여생을 낙관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정관수술(불임수술)을 받고 오픈카를 샀다. 주치의가 ‘낙관과 현실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환자라고 이야기할 만큼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낙관적이기 위해 노력했다.



‘현실을 부정하지 않아요. 종양이 가득한 CT 슬라이드 다음에 자신의 단란한 집을 보여주는 슬라이드 제목이다. ‘이 세상 최고의 의사와 함께 했고 최선을 다했지만 암을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렇게 말을 꺼낸 그의 이야기는 자신의 삶 속에 함께한 감사한 사람들과 가르침을 주신 부모님, 스승에 대한 존경 그리고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했다.







그의 강의는 카네기 멜론대학이 촬영하여 유튜브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책을 읽었다면 영어를 잘못하더라도 감동받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강의 마지막에 아내 재이와 포옹할 때 자신의 귀에 속삭였다던 ‘제발 죽지 마세요.’란 장면도 (목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볼 수 있다.



나는 아직 동정 받을 만큼 불쌍하지 않다고 강연장에서 팔굽혀 펴기를 하던 랜디 포시는 올해 여름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갔지만 랜디 포시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는 영웅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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