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간 인턴생활을 하면서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이 무엇이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바로 이 '관장'을 꼽겠습니다.

관장이라...말 그대로 장을 비우는 것인데요. 다른 과에서는 다들 기사님(의사가 아님)들이 시행하는 관장을 유독 '외과'에서만큼은 인턴이 직접챙겨야 했습니다. 대개 복부수술을 하는 경우에는 관장을 필수로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혹시라도 있을 장파열 or 천공시 장내 내용물로 인한 복막염을 방지하기 위함이고, 그 밖의 다른 이유로는 깨끗하게 수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랍니다.

수술 전날 밤에 환자분이 금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직접 관장약을 넣는 일까지만 인턴이 하고, 싸는 것, 치우는 것은 환자나 보호자분들이 하게 되는데...힘듭니다.

먼저 어떻게 생겼나 보시지요.


사진에도 나와 있듯이 장세척이나 변비를 제거하기 위해서 시행하는 관장약입니다. 주 성분은 인산나트륨...Sodium phosphate.
관장하는 방법은...네이버 백과에 잘 나와 있으므로 대체합니다. (차마, 설명하기...ㅠ.ㅠ) 위의 고무캡을 제거하고, 항문에 삽입하여서 액을 주입합니다.





관장은 당하시는 환자분이나 시술하는 인턴이나 힘든 작업입니다. 항문으로 약이 들어오기 때문에 당연히 묘한 기분과(?) 약이 들어오면 장이 자극되어서 당장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시는데, 참으라고 하고, 또한 자연적으로 배설되지 않게 항문에 힘을 주고 있어야 하니...

참고로 심한 변비 같은 경우에는 변이 아주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아무리 관장약을 넣어도 변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항문에 손가락을 넣어서 굳어있는 변을 파내야 합니다~! (ㅠ.ㅠ) OTL...
이렇게 굳어 있는 변을 다 파내고 관장약을 넣어야 약이 작용하여 위에 있는 fresh 한 변들이 나오게 됩니다.

저도 참 많이 긁어내보았습니다. (먼산...휴우.....잠깐, 눈물 좀 닦고...)

의사란 결코 좋은 직업이 아니에요. 겉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3D직업중의 하나입니다. 힘들고, 지저분하고, 위험한...

변비가 심하신 분들은 이렇게 손가락으로 파내서라도 장을 비우는 것이 화장실에서의 고통보다는 낫다고 하시는데요...이번 포스팅의 교훈은...수분섭취를 충분히 하자~! and 과일, 야채등을 많이 먹자~! 입니다.(물론, 유산균 음료를 자주 마시거나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고기 좀 덜 드시고요~!)

P.S.
참고로 관장은 반드시 의료인이 시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본인이 스스로 시행해도 좋고, 다른 가족분들(??)께 도와달라고 해도 좋은데...대부분은 그럴 용기(!)가 없으셔서 그냥 병원 응급실로 오시게 되지요.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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