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프의 개 실험은 워낙 유명해서 많은 분들께서 아실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핵심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아래 사진과 같이 개에게 먹이를 주기 전에 종소리를 들려 주는 행동을 계속 반복했더니
나중에는 개가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더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조건형성’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자극(먹이)과 다른 자극(종소리)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
이 둘은 마음 속에서 연결된다는 것이죠.
이 현상은 학습을 설명하는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원리입니다.


조건형성의 원리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데요,
일상에서도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연인의 모습이 떠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만 들어도 먹이를 떠올리듯,
휴대폰 벨소리만 들어도 남친/여친이 생각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연인과 헤어지고 나면 그 벨소리는 여러분의 가슴에 스크래치를 내는 주된 원인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것들은 조건형성이라는 매우 간단한 원리로 설명됩니다.

좀 더 재미있는 예를 들어 볼까요?
학습의 원리를 잘 활용하면 논밭에서 잡초를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믿기시나요? 하지만 이것은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모건 도란(Morgan Doran)이라는 사람은
초식동물을 훈련시켜 제초 작업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문제는 초식동물들을 밭에 풀어놓으면 먹어서는 안 될 농작물들까지 모두 먹어치운다는 점이었습니다.


모건은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일단 양들에게 밭에 있는 농작물(포도)의 잎을 먹게 한 다음,
구토를 일으키는 물질(염화리튬)을 함께 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양들은 ‘포도잎’과 ‘구토’ 사이의 관련성을 학습했습니다.
조건형성이 일어난 것이죠.


이런 방식으로 양들을 충분히 학습시킨 다음, 포도밭에 풀어주었더니
배고픈 양들은 포도잎을 제외한 잡초들만 골라 먹어치웠습니다.


이런 제초방식을 사용하면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잡초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도, 농민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초방식이 학습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통해 탄생한 것입니다.

조건형성은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 원리는 학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학습된 것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는 노출치료라 불리는 심리치료 기법인데요,
이 기법은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증상을 없애는 데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문헌 : 폴 챈스, <<학습과 행동>>(6판), 김문수/박소현 옮김, Cengage Learning, 2011.

※조건형성을 통해 양들에게 잡초 제거를 훈련시킨 모건 도란에 관한 기사.
http://www.nbcnews.com/id/19714199/ns/us_news-wonderful_world/t/grape-news-sheep-trained-weed-vineyards/#.Uye6qIXavOM

* 원문: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421566418091832&set=a.1417197318528742.1073741827.1381344652114009&type=1&stream_ref=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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