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화창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사는 것
VS. 중서부 지역에 사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행복할까요?
40대에 기혼인 사람과 미혼인 사람의 행복도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Oh 선샤인 Oh 당연히 날씨가 좋은 캘리포니아지!
40대가 되어서도 미혼이라니.. 엄청나게 불행하겠구만! 이라고 응답하곤 합니다.


하지만 연구들에 의하면
어떤 일이 가져다 줄 행복이나 불행에 대한 우리의 '예측'은 상당히 과장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날씨나 결혼여부 등에 따라 사람들의 행복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특히 날씨에 따른 차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거꾸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좋은 친구들, 사랑하는 연인, 적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
발전할 수 있는 기회, 여가 활동 등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겁니다.


이 중에서 '날씨'와 '결혼 유무'는 몇 순위 안에 드나요?
그리고 다른 것들과 함께 생각해 봤을 때 이들이 여러분의 행복을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이렇게 행복에 중요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놓고 생각해 봤을 때에는
날씨나 결혼 유무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그냥 어떤 요소 하나만 두고 이게 얼마나 행복에 중요할지 예측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 요소들(날씨, 돈, 결혼 유무 등 뭐가 되었든지)의 중요성을 엄청 과대평가하곤 합니다.
"캘리포니아에 가기만 하면! 돈만 많아지면! 결혼만 하면! 인생이 활짝 필거야!!"라고 말이지요.


오직 따듯한 햇살, 대리석 계단,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 같은 상징적인 그림만  그리면서
행복에 중요한 그 외의 요소들(좋은 친구, 능력 발휘 등),
또 좋은 날씨만 지속되면 금방 거기에 익숙해질 거라던가,
부유해질수록 인간관계나 금전 관리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
결혼생활은 언제든지 지옥이 될 수 있다는 '이면'들은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좋아 보이는 '일부'만을 보고
이게 사실 매우 어지러운 그림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현상을
'초점 착각(focusing illusion)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상상의 날개를 펴며

'~만 하면, ~만 되면 엄청 행복해 질거야'라고들 하는 이야기들은 보통
진짜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

어떤 삶을 보고 '저렇게 살면 정말 행복하겠다'라며 부러워하는 것 또한

그 삶의 '단면'만을 보고 있기 때문일 수 있겠지요.
(모든 인생은 나름의 고충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일례로 대학원생들의 경우

'교수만 되면 나의 모든 고통이 보상받고 삶이 아름다워질거야'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가 연구해 보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교수님들의 간증에 의하면
교수가 되었다는 기쁨은 몇달 후면 사그라들고
곧 수업들과 연구 실적 등에 시달리며 '인생은 고통'을 외치게 된다고 (...)


결론은..


표지만 보고 책을 성큼 사지 않듯 (아닌가요 성큼 사시나요ㅎㅎ)

살아갈 때에도, 예컨대 직업을 선택하거나, 삶의 조건들을 선택할 때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무엇뿐 아니라 그 이면들을 열심히 고려해야
'이 일이 정말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인가'에 대해
그나마 좀 정확하게 판단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늘 '낚이는' 더 나아가서는 삽질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

"삶의 어떤 것도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는 말이지요."
(Nothing In Life Is As Important As You Think It Is, While You Are Thinking About It)

라는 카네만 옹의 말로 마무리합니다ㅎ

참고: Kahneman, D., Krueger, A. B., Schkade, D., Schwarz, N., & Stone, A. A. (2006). Would you be happier if you were richer? A focusing illusion. Science,312, 1908-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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