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꼭 가볼만한 곳 중에 Wellcome Gallery가 있다. 영국에서 가장 큰 민간 비영리 연구재단에서 운영하는 전시관으로 19세기 의학 관련 수집품부터 최근 연구성과, 특히 소외열대질환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책장. 처음으로 맵핑이 완료된 인간 유전체를 모두 책자에 프린트해서 담아 놓은 책들이다. 아마 네글자로(ATCG) 적을 수 있는 활자 작품 중에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 저 46권의 책은 말하자면 21세기의 로제타 스톤인 셈이다.

사이언스온에 과학과 예술 사이(http://scienceon.hani.co.kr/155548)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예술에 과학을 적용하거나 과학에 예술을 적용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관점을 조금 다르게 보면 과학 그 자체가 예술이 될 수도 있다. 저 책장 처럼. 예술을 보며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어느정도 경이감(sense of wonder)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학도 마찬가지로 이런 경이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과 상통하는 바가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어쨋든 웰컴 재단은 이렇게 여러 예술분야를 이용해서 과학을 대중에 가까이 가져가는데 굉장한 노하우와 재능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 있는 사람들은 꼭 가서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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