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수




애수

감독 머빈 르로이
출연 비비안 리, 로버트 테일러
개봉 194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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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수 (아마 왜구 영화업자들이 붙인 제목일 것 같다. 틀림없어!).
원제목은 The Waterloo Bridge.
포털에서 단돈 500원 정품 다운로드 제공.
옛 생각도 나고, 싼 맛에 다운로드 받아서 러닝머신 위에서 이틀에 걸쳐 봄.

1940년 개봉이었으니까..음.. 무려 74년전 영화닷!
'주말의 명화'에서 몇번이고 반복해서 틀어주기도 했지만, 60~70년대에는 서울 개봉관에서도 몇 번이고 반복 개봉하곤 했었다.

그런데.. 옛날 봤던 게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두대목 빼고는 전혀 새로 보는 영화 같은 거라.. 참.. 기억력이란..

영화는 흑백이고.. 줄거리나 연출은... 늘어지고, 늘어지고... 반전? 그딴 거 없다. 뻔히 예상되는대로 흘러가는 전개에다, '아이고 이 아가씨야, 그게 아니여~~!' 하면서 속터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어쩜 옛날 여성들은 그리도 바보같이 순종적이고 물러터졌을꼬!

그냥 60년대 '고무신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아주아주 전형적인 신파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최무룡, 김지미 주연의 영화로 찍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데 말이다...
.........

....왜 이리 재미있는거야?

어린 시절의 향수를 되살려서? 흑백 화면이 주는 고풍스러움?
비비안리와 로버트 테일러 때문에?
다 맞는 이유겠지만, 무엇보다도 신파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줄거리와,

늘어지지만 꼼꼼한 전개와 연출때문에 몰입이 되게끔 한 것일게다.
결국... '고무신 관객' 시대의 우리 흑백 영화들, 특히 연애 영화들은 거의 다 이 영화를 원조로 하는 게 아닐까 한다.
원조의 위엄이라고나 할까?

보통 러닝머신위에서 보는 영화는 지루할 틈을 주면 안되기에 액션물 위주로 고르는데, 이 영화는 느려터진 연애물임에도 불구하고 딴 생각 못하면서 정신없이 감상하였다.

비비안리... 하늘에서 로렌스 올리비에와 행복하게 지내시길..

 
사족: 최무룡 운운한 건 당시 한국영화를 대표한다고 생각했기에 쓴 표현인데, 검색해 보니 최무룡 감독에 김지미/남궁원 주연의 '애수'라는 영화가 진짜 있었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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