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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열기 속으로



밤의 열기 속으로

감독 노만 주이슨
출연 시드니 포이티어, 로드 스테이거
개봉 196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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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드니 포와티에는 단순히 주연급 흑인배우가 아니었다. 인종차별이 여전하던 당시의 미국 영화계에서 꿋꿋이 맹활약을 하면서 오늘날 덴젤 워싱턴이나 제이미 폭스 같은 배우들의 기반을 닦아 준 셈. 워싱턴이나 폭스는 포와티에 사부님을 잘 보살펴야 할 것이야!

2. 참 보면 볼수록 지적으로 잘 생겼다.

3. 그의 출연작으로 내가 본 건,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안긴 '들에 핀 백합'과 '언제나 마음은 태양(To sir with love)'가 다 였었다. 이번에 '밤의 열기 속으로'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까지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4. 영화는 그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부문을 휩쓸었다고 한다. 작품상 등등.
남우 주연상이 좀 의외였다고 하는데, 당연히 시드니포와티에가 받을 줄 알았지만, 또 다른 주연인 로드 스타이거의 차지가 되었다. 60년대에 인종 차별을 다룬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흑인을 주기가 좀 그랬다는 추측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바로 전해에 시드니가 이미 남우 주연상을 받았었기 때문에 2년 연속 주기가 좀 그랬던 게 주 요인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리고 ..

5. 로드 스타이거 또한 남우 주연상을 받기에 별 이견이 없을 정도로 연기가 쩔어 주신다. 불량스럽게 껌을 짝짝 씹는 게으른 인종차별 주의자 경찰. 그런데.. 그의 연기를 보면 우리나라 배우 한 분이 딱 떠오른다. --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준 송강호씨의 연기.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시골 경찰이라는 점에서도 유사한 설정이 있어서 그런 탓도 있고.. 어딘지 모를 실감나는 생활 연기라는 점도 그러하다.

6. 요즘들어 옛날 영화들을 주로 보다 보니: 오늘날의 할리웃 영화들은 결국 40-60년대 영화들에서 나온 설정들을 변주한 것에 지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쁘게 보면 '우라카이'겠지만, 그래도 '변주'쪽으로 좋게 보기로 했다.
: 어느 시골 마을에 강력 사건이 일어난다.> 마침 그 마을에는 웬 이방인(주인공)이 들렀던 참이고> 당연히 살인범으로 몰려서 그 마을 경찰에게 체포되고> 누명이 풀리면서 좋건 싫건 그곳 경찰과 함께 마을의 강력 사건 해결에 동참 (그리고 그 이방인 주인공은 지나가던 뜨내기가 아닌, 먼치킨 수준의 능력자)> 처음에 적대적이던 경찰이었지만, 사건 해결와중에 알게 모르게 우정 내지 신뢰가 쌓이며 >결국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고 홀연히 떠난다(혹은 마을에 정착).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설정 아닌가?
서부극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던 설정이고,
요즘은 잭 더 리쳐(탐 크루즈가 영화화해서 대차게 말아먹은) 시리즈의 제1권과 동일하며 (잭 더 리쳐는 영화가 망해서 그렇지 15년 넘게 미국에서 베스트 셀러 시리즈다. 그리고 엄청나게 재미있는 미국판 무협지다... ),
미드 '반시'도 이 설정을 그대로 써먹고 말이지..

7. 그런데.. 이 영화가 비록 작품상을 받을 정도로 고품질이긴 하지만, 다 보고나면 약간의 의혹이 든다. 인종차별을 다룬다고 했지만, 사실 흑인 주인공에 대한 마을 불량배들의 텃세 부리기 수준으로만 국한되었지, 본질을 파고 들지는 못하고 있다. 그 마을의 목화 농장주(아마도 악덕...)가 배후에 있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릴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는 맥거핀이었고, 진범은 그냥 푼돈을 노린 찌질이였다는 것. 진짜 막판에 맥이 풀린다.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소설가가 그랬는지 아니면 감독이 틀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원래 의도했던 결말 (악덕 농장주의 거대한 음모와 악행)을 차마 하지 못하고 (아직 인종 차별이 심하던 60년대였다!) 막판에 틀어버린게 아니었나 하는 확신에 가까운 의심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목화 실은 트럭이 찻길을 막는 장면 (아마도 상징적이었을지도..), 목화밭에서 고되게 일하는 흑인들, 악덕 농장주의 인종차별주의 발언 등등은 도대체 왜 넣었냔 말이지..
오늘날 다시 만들었다면 아마 결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 영화에 대한 유일한 불만점이다.

8. 내가 어릴 때(60년대) 음식점에 가면 종업원들에게 하는 호칭이 '뽀이'였다. 술집 남자 종업원도 '뽀이' 였고. 아마도 전쟁을 거치면서 사용하게 된 호칭이 아니었나 하는데, 이 영화를 보니 원전은 매우 인종 차별적인 용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남부 백인들이 흑인들을 낮춰 부르는 호칭이 'boy' 였다는 것. 이런 용어가 오늘날 사라진게 정말 다행이다.

9. 음악이 쥑이는데, 알고보니 음악 담당이 퀸시 존스에다 노래는 레이 챨스..음..
10. 이 영화에서 어벙한 순찰 경찰로 나오는 배우가 알고 보니 워렌 오츠였다. 샘 페킨파 감독의 강렬한 폭력영화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에서 주연을 맡았던 바로 그 배우. 하나는 찌질한 인종차별주의 경관인 반면에 '가르시아..'에서는 처절한 느와르 주인공이라니. 이 배우도 명품 배우였구나. 옛날 영화는 이런 식의 '발견'의 재미가 있어 좋다.

유진홍  jhyoo@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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