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룡 1


의룡 4

연출 미즈타 나리히데, 타나카 료
출연 사카구치 켄지, 이나모리 이즈미, 코이케 텟페이, 아베 사다오, 이케다 테츠히로, 사사... 방송 2014 일본


의룡 1

작가 노기자카 타로
출판 대원씨아이
 발매 201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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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료계의 병폐를 고발하는 데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원작은 매우 무겁고 음침하다. 조금 소름이 끼치기도. 반면에 드라마쪽은 비교적 원작에 충실하긴 했지만 약간 밝고 명랑한 면도 없진 않다. 드라마니까 그랬겠지?

2. 만화 원작의 내용은 의룡 시즌 1 까지만이다. 시즌 2 부터는 원작자와는 별개로 완전히 새로운 창작이다. 다만, 기존 캐릭터들을 가지고 진행하는 거니까.. 음.. 원작자는 앉아서 돈 버네? 캬... 일본 만화가들은 좋겠어...

3. 원작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과 실사 배우들의 싱크로는 들쑥 날쑥이다. 주인공인 아사다는 원작에서는 약간 귀여운 외모인 반면에, 실사 주연 배우는 .. 멋있는 마초.
또하나의 숨은 주인공인 성장형 인턴으로 나오는 이쥬잉은 만화와 완전히 똑같다. 해리포터와 똑같은 외모. 시즌 1의 악역으로 나오는 기리시마도 만화와 똑같다. 그밖의 인물들은 괴리가 많다. 특히 키토 선생의 경우 원작과는 달리 드라마에서는 아예 여성으로 성전환까지 시켰다(이 역을 맡은 배우가 영화 '사무라이 픽션'에서 강렬한 인상을 줬던 마담역할을 했던 그 여배우라 매우 반가웠다. 곱게 늙었더라..).

4. 하아.. 일본 드라마 특유의 호들갑과 개연성 없는 억지 병맛 전개는 이 드라마라 해서 예외는 아니더라고.. 어떻게 된게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돌아가면서 하나씩은 다 심혈관계 질환에 걸려서 수술을 받냐고오~~? 그리고 그놈의 호들갑스런 자화자찬 ('아아..저 불가능한 걸 하다니? 역시 아사다니까 가능하지.' 라던가 '불가능하다고 ? 우리 팀이라면 가능해. 우린 최고니까.' 라던가..'오옷, 신의 솜씨!' 라던가.. 아이고.. 오그라들어..).

5.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심질환과 수술방법들을 설명하는 그 기가 막힌 그래픽들과 박진감 넘치는 수술 장면의 묘사만으로 모든게 용서된다. 특히 수술 장면 말이지.. 50분정도 방영 시간 중에 거의 40분넘게 차지하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각 시즌별 마지막 두 에피소드는 아예 양방 수술로 두 회를 거뜬히 채우기도 한다. 어떤 에피소드는 양방이 아니고 삼방 수술도 감행... 와.. 수술 장면 만으로 그렇게 손에 땀을 쥐게 묘사한다는게 어디 아무나 할 일인가? 그거 하나만으로도 찬사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6. 원작과 시즌 1의 캐릭터만으로도 훌륭한데, 이후 시즌에서 새로이 창작되는 캐릭터들도 매우 훌륭하다. 결국 캐릭터의 힘으로 네 시즌을 거뜬히 치뤄낸 셈.

7. 갈등 형식의 줄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을 얼마나 잘 정립하느냐에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시리즈 전체에 걸쳐 꾸준히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인 노구치는 정말로 걸출한 악당 캐릭터이다. 만화 원작에서는 외과 주임교수였는데, 사실 별로 존재감이 크진 않았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그야말로 강력한 최종 보스로서의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다. 시즌 2에서부터 변신을 시작하는데, 말하자면 기획실장 내지는 병원 CEO 역할을 하면서 주인공 팀을 행정적으로(?) 갈구어 댄다. 과묵했던 원작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점점 달변가로 변해가면서 시즌 3부터는 조금 귀여워지기까지..

그런데, 보다보면 대학병원에서 흔히 보는, 학술 업적보다는 이윤 추구에 더 비중을 두는 보직자의 모습, 딱 그것이라 매우 친숙하다.
이 악역을 맡은 배우인 기시베 잇토쿠씨는 발군의 연기력을 보인다.

 얼핏 서세원을 닮은 외모인데, 연기하는 건 변희봉씨를 연상케 하되, 조금 더 느끼하다. 항상 차분하게 감정표출을 안하는 능구렁이형 노회한 악당.
그런데.. 시즌을 거듭하면서 부침을 겪으면서도 반드시 재기하여 돌아오는 놀라운 생명력을 보다보면 약간 연민감도 든다. '그렇게까지 해서 살아가고 싶을까?'
어찌됐건, 이 시리즈의 재미를 확실하게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인물은 주인공 아사다가 아닌 바로 이 노구치이다. - 솔직히 말해 난 이 악당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에서는 미치코의 멘토로 나온다. 의룡에서의 캐릭터와는 영 딴판으로, 틱틱 거리면서도 정이 깊은 그런 인물.. 도저히 같은 배우라는 생각이 안든다. 이 배우, 진짜 명배우 같다)..

8. 앞서 말했지만, 그래픽과 수술 장면 묘사에서 풍부하고도 다양하게 소개되는 각종 수술법과 테크닉들만으로도 본전은 확실히 뽑는다. 바티스타 수술부터 로봇수술까지 말이지.

9. 그와 동시에, 일본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 공공의료 문제, 보험, 이윤 추구, 의료 관광, 질관리, JCI 인증 과정, 미국 의료보험의 문제, 등등.. 만만치 않은 주제들까지 실예를 들어가면서 다 건드린다.

10. 또 하나 놀라운 건.. 남녀가 적당히 혼성된 출연진인데도 불구하고...
"연애를 하지 않는다!!!" - 이 소재로 우리나라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반드시 러브라인이 다발로 생겼을텐데.. 일본 시청자들은 연애물을 안 좋아하나 봐.. 정이 없어요, 정이..

11. 이게 2006년에 처음 방영된 것이니까.. 아마도 수술 장면을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보여준 건 아마 전세계 통틀어 처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우리나라 의학드라마 '뉴하트' 등에게 분명히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긴 했을 것 같다.

12. 네개의 시즌 중에서는 시즌2가 가장 뛰어나다. 시즌1은 원작에 충실하지만 뭔가 좀 모자라는 느낌. 시즌 3는 좀..망작에 가까우나 워낙 캐릭터들이 뛰어나서 의리로 참고 보게 된다. 그런 인내는 다시 수준이 올라가는 시즌 4로 보상 받는다. 특히 시즌 4는 진료보다는 의료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매우 무겁게 다룬다.
요약하자면, 시즌2 > 시즌4=시즌1 >>> 시즌3.

혹시 보신다면 시즌3부터 먼저 보시고 시즌1 -> 시즌 2->시즌4 의 순서로 보시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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