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끝난 국정감사에서 중금속 오염 농작물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이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가장 관심을 받는 식자재 이슈는 멜라민이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중국산 농산물도 아닌 국내산 농산물에서 중금속이 나왔다는 소식은 자칫, 식자재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서 크게 보도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죠.


중금속 오염 위험이 있는 폐광지역에서 상당한 량의 농산물 생산이 이뤄지고, 별다른 제제 없이 유통이 되고 있어 국감에서 지적이 나왔습니다. 경남 지역 언론인 KNN의 보도에 따르면, 광물 찌꺼기와 폐석의 오염 정도가 심하고, 갱내수의 유출 정도가 심한 곳을 A등급으로 분류하는데, 부산에서 가까운 기장군 일광면 폐광 주변도 A 등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1분에 2리터 가까운 폐수가 유출되고 이 물이 주변 농경지로 흘러 들어갔다고 하네요.



, 병산마을 뒷산 폐광에서 흘러나오는 개울물. 채굴이 중단된지 20여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개울 바닥이 산화된 구리로 새파랗다.
사진 : 한겨레 21, 병산마을 뒷산 폐광에서 흘러나오는 개울물. 채굴이 중단된지 20여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개울 바닥이 산화된 구리로 새파랗다.


오염이 심해 휴경지로 지정된 땅에서도 벼농사가 지어지는 곳도 있었고 유통이 된 경우도 있어 정부의 제대로 된 대책이 필요합니다. 농민들이 땅이 쉬는 것을 어떻게 그냥 보고 있었겠을까…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식품 안전에 대한 이슈가 TV속에서 끊이지 않고 나와도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습니다. 지난 1월 환경부가 실시한 경남 폐광지역 주민건강조사에서 살의 카드뮴, 납 오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결국 유통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도 피해지만, 인근 지역의 농민들 역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죠.


지금은 휴경지에서 재배된 벼들을 폐기처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염으로 휴경지를 정해 놓은 땅 바로 옆은 같은 물을 쓰는데도 작물이 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농민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까워서라도 농사를 짓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작년까지 카드뮴 잔류 허용기준치인 0.2ppm을 초과해 폐기된 쌀은 380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나마 10대 농작물은 관리 제도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버섯 등 농산물은 규제 없이 유통되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국산 먹거리도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에 좀 우울해집니다. 앞으로 중금속 문제는 점점 더 커져갈 것입니다. 임산부들은 참치와 같은 육식 어종 (황새치, 돔, 고등어 등등)은 수은 함유량이 높아 태아의 신경계에 해로울 수 있어 미국 FDA에서 2004년부터 섭취를 제한 (1주일에 6온스) 할 것을 권하고 있는 상태이며, 불과 며칠 전에는 와인(프랑스 등 유명 산지)에서도 중금속이 발견되었다는 논문이 발표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Chemistry Central Journal, 2008)


40-50년 전에는 가난과 전쟁이, 20-30년 전에는 공산당(?)이 무서웠고 10여 년 전에는 건물 붕괴, 사고가 무서웠다고 하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공포가 우리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가 건강에 대한 위협, 이번처럼 식자재 안전 문제일 겁니다. 저도 매 주말마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무엇을 사야 할까, 이 제품은 믿을 수 있나 고민을 하게 됩니다. 너무 복잡하고 따져야 할 것이 많은 세상입니다. 아쉽게도 우린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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