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말이 많다고 하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ㅎ

저도 왠지 그런 것만 같았는데

실제 연구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기존의 여러 연구결과들을 모아 메타분석을 실시한 결과

수다스러움에 있어 성차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되려 남자가 더 말이 많다는 결과들도 있었다고 해요.

또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녹음하는 등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연구가 있었는데요

밥을 먹을 때 같은 평범한 상황에서 여자나 남자나 비슷한 정도로 이야기,

수다에 있어서 성차가 없었다고 합니다.

또, 조별과제의 경우 그룹크기에 따라 사람이 많을 땐 남성이,

적을 땐 여성이 각각 더 많이 이야기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군요.

또 '아이들'의 경우에도 흔히 여자아이들이 더 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런지 확인해봤더니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생각을 엎는 재미있는 결과이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반성을 하게 해 준 결과이기도 합니다 (, _ , )

저도 아무렇지 않게

조사해보나 마나 여자아이들이 당연히 더 말이 많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역시 '확증편향(정보들을 내 믿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 때문일텐데요


1) 여자아이들이 말이 많은 사례를 접한다 -> "역시 여자아이들은 말이 많군"이라고 생각한다
2) 여자아이들이 말이 많지 않은 사례를 접한다 -> 그냥 특이한 경우라고 치부하거나 아예 신경도 안 쓴다


요런 식으로
맘에 드는 정보만 쏙쏙 체리피킹하는 거죠ㅎ

요런 게 장시간 반복돼서 '여자아이들은 말이 많다'가 사실이 아님에도 내 안에서 기정 사실이 되는 것입니당


조금 심한 경우는

누가 봐도 남자아이들이 말이 많은 상황이지만
(내 믿음에 의하면) '그럴리가 없어!'라고 생각하며
역시 여자아이들이 말이 많다며 현실을 왜곡해서 지각.. 할 수도 있겠죠



["나는 너가 나를 괴롭히는 행동들을 전부 기록하고 있어"

"음.. 나는 너를 괴롭힌 적 없는데.. 다만 너의 확증편향이 나의 모든 말=너를 괴롭히는 말로 받아들이게 하는 게 아닐까?"
"너가 나한테 정신나간 마녀라고 지적한 부분부터 다시 얘기해봐"]
(http://www.eqhammer.com/column/under-the-bridge/confirmation-bias)


우리의 주관이라는 게 이렇게 오류가 많습니다 (' - ' )

지난번에도 살짝 얘기했지만
'내 경험상 정말로 그렇다고!!'라는 느낌은 맹목적으로 믿을 게 못 되는 것이지요.

'아 또 뻔뻔하게 행동할 뻔, 아 또 고정관념에 빠질 뻔'에 이어

'아 또 맘에 드는 정보만 체리피킹, 내 멋대로 해석할 뻔', '확증편향에 빠질 뻔'
이라며 STOP!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여자들에 있어서는 '기가 세다'는 게 비판 거리가 되는 것처럼
여성들에게 함부로 나서지 말 것을 종용하는 분위기가 아직 존재하는 듯 하는데요
'여자들이 말이 많다'라는 비판적인 인식이 형성된 것 역시 일부는
여성들이 나서는 모습을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 데에서 생겨난 반발감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하나 더,


흔히들 여성이 '공감능력(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같이 느끼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들 하잖아요.

근데 이것 또한 잘못된 믿음이라고 합니다.

좀 오래된 리뷰논문이지만 많은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특정 영역에서, 또는 공감 방식에서의 자잘한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일반적으로는 여성과 남성의 공감능력에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네요.
(http://psycnet.apa.org/journals/bul/94/1/100/)

아이들의 경우에도 타인의 정서 해석 능력 등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고,

어른들도 주로 '자기보고(내가 생각하는 내 공감능력
-'나는 힘든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등)
에서만 차이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실제 차이가 잘 관찰되지 않지만 자기보고에서는 차이가 난다는 것은

사회에서 '공감과 이해는 여성의 몫'이라고 이야기 하며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고..
그렇게 커온 사람들이 자기지각 또는 정체성에 이를 다시 반영하는 효과가 꽤 크다는 뭐 그런 것이겠죠

여튼 이런 편견과 관련해서

'남자는 원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생물이니까'라며 잘못을 변명하거나..
또는 남자에게 많은 걸 기대하지 말라며 평가절하(?)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생산되는 걸 보는데요

별로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글고 또 설령 집단간 평균에서 차이가 존재한다고 해도

많은 경우 개인차가 훨씬 크기 때문에
내가 속한 각종 집단들의 평균이 어떻다고 해서
그걸 곧 나나 다른 개인들에게 적용하며 각종 변명으로 쓰면 좀 그렇겠죠.

많은 경우 어떤 영역에서 성차가 있다고 할 경우

차이가 유의미하지만 '크지 않은' 경우도 많고요

예컨대,

A반 수학점수 평균이 74점이고  B반 평균이 75점인데 이 1점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해서
A반과 B반의 수학 실력이 근본적으로 다르며 A반의 '모든' 학생은 B반의 '모든' 학생들보다 수학을 못한다.
A반은 태초부터 수학을 못 하게 되어있다
고 해석하면 좀 그르죠ㅎㅎ


또 비교적 최근 연구에 의하면

공감능력에서 차이가 나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도
남성과 여성의 '능력' 자체가 차이 난다기보다
동기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는군요.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낮은 공감능력을 보이는 경우 '못'한다기보다 '안' 하는 것에 가깝다는 것이죠


남성들도 동기를 up시키면 여성들과 같은 수준으로 잘 공감했다고 합니다.

(Klein & Hodges, 2001)

이런 동기의 차이 역시 성에 따른 본질적인 차이보다는

사회에서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행동을 어떻게 강화를 시키는가
(남자는 그런 거 좋아하면 안 되고 여자는 어떻고 등등)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Ref: http://www.independent.co.uk/news/science/who-really-talks-more-women-or-men-and-should-we-still-be-caught-up-in-that-question-96137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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