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체 검안을 인턴 때, 그리고 응급실 당직의사로 근무하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나라는 참 완전범죄가 쉽겠구나. 였습니다. 대부분 집에서 나이들어서 사망한 경우 또는 자다가 죽은 경우에는 누군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한, 그냥 영구차를 타고 응급실 밖 주차장에 와서 응급실 당직의사에게 나와서 사체의 얼굴 대충 보고 '병사'로 검안서를 떼어가기 때문입니다. 요즘도 크게 발전하지는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외국처럼 '시체 공시소(맞는지 모르겠습니다.)'에 일정 기간 보관하고, 부검 여부 등을 판단해야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사실 이러려면 많은 예산이 들죠. 공무원도 늘려야하고... 하지만 이런 방향의 공무원 충원은 사회 발전을 위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뉴스를 보니 아래와 같은 것이 있네요.


경찰도 곤욕스런운 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세상이 어떤 시대인데 한의사가 검안을 합니까? 드라마/영화 '다모' 촬영하는 줄 착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저와 같은 내과의사도 검안을 하라고 하면 거부합니다. 검안은 법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합니다. 명탐정 코난
만큼은 아니어도 일정 정도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의사가 해야지, 사망자가 범죄의 피해자인지 아닌지 구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행정은 좀 지양되기를 바랍니다.
 
-내과의사가 보는
의료와 사회 한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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